우주이야기-갈릴레오 망원경

김용기 / 충북대 천문우주학과

인간은 보는 것만 사실이라고 믿는다. 과학의 세계도 아무리 이론이 그럴 듯해도 실험이나 관측으로 뒷받침되지 못하면 거절되어 버리고 만다. 줄기세포 복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던 황우석박사의 주장도 실험으로 보여주지 못하니 결국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과학의 발달은 인간에게 보지 못했던 세계를 계속 보여주면서 보이는 세계를 꾸준히 넓혀주고 있다. 맨눈으로 밤하늘을 보며 신비로움에 젖어 시로 그 광활함을 표현하였던 인간들에게 최초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사건이 무엇일까? 바로 망원경의 발명이다.

망원경 발명이전까지 사람들은 눈으로 직접 보는 우주의 신비에만 놀라고 있었고 우주는 지구를 중심으로 별들이 돌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코페르니쿠스라는 학자가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주장하였지만 눈으로 확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주장이 100년가량 무시당하고 있었던 때였다.

대개 발명은 아주 우연한 발상에서부터 시작된다. 갈릴레오도 우연히 네델란드의 한 안경사가 군대에서 적군 진지를 멀리서 훔쳐보는 첩보경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그 첩보경을 적군진지로 향하는 대신 하늘로 향해보면 어떻게 될까 하는 간단한 발상을 해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간단한 튜브의 앞쪽에 볼록렌즈를 부착하고 뒤쪽에 오목렌즈를 장착한 간단한 첩보경을 만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98cm길이의 길죽한 담뱃대모양의 첩보경을 하늘로 향해 밤하늘을 바라본 순간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밤 하늘의 천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믿었던 이 수학과 교수는 그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된 것이다. 눈으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천체들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회백색공으로만 보였던 달의 표면이 산맥과 계곡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꾸준한 관측을 통해 하늘에 홀로 떨어져 빛을 내고 있는 행성들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고 조그만 점이 아는 작은 공처럼 보인다는 것도 알아내게 되었다. 그리고 행성들이 위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는데 특히 목성의 4개 위성을 발견해냈다.

목성에 가까운 순서대로 Io, Europa, Ganymede 와 Callisto위성은 “나는 녹색고양이를 먹는다”(I Eat Green Cats)라는 말로 암기되어지기도 한다. 또한 은하수를 수놓고 있는 뿌연 구름들이 모두 별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런 발견을 통해 사람들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우주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인간의 우주 인식의 범주는 그만큼 넓어지게 된 것이다. 그 후 더 큰 망원경을 통해 우주의 깊은 곳까지 들여다 보면서 지금은 가시광선의 눈이 아닌 적외선, 자외선, X-선, 감마선 그리고 전파영역에 이르는 다양한 우주를 보는 눈들을 활용하여 우주의 새로운 모습들을 바라보게 되었지만 어떤 기구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았던 시작은 바로 갈릴레이 갈릴레오의 망원경발명이라고 하겠다.

이 망원경개발로 종교재판까지 받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갈릴레오는 지구중심 적 세계관을 태양 중심적 세계관으로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고, 망원경을 이용한 천문학 연구의 효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것은 믿지 않는 인간의 사고체계에서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보게 해주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를 보게 해준 망원경 개발 아이디어는 처음에는 첩보경이 제작되었다는 소식에서 시작되었던 것처럼 평범한 일상의 생활 속에 접해지는 모든 현상들이 새로운 발명의 씨앗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해본다. 남들은 그냥 지나쳐버리는 평범한 원리들도 갈릴레오의 망원경발견처럼 세계관을 바꾸는 엄청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다시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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