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보라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 주무관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면 뜨거운 공기가 코로 훅 들어오고, 눈부신 햇빛으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 많은 비가 언제 쏟아졌나 싶을 만큼 폭염이 여러 날 동안 지속되고 있다. 폭우로 인한 수해복구는 아직 끝나지 않아 여전히 걱정이 많은데 말이다. 지난 7월, 청주시에는 무섭도록 많은 비가 쏟아졌다. 침수 피해로 아수라장이 된 집을 바라보고 있을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전부 헤아릴 수는 없으나 그 허무함으로 가득 찬 마음을 다시 희망으로 채워드리기 위해 우리 공무원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수해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청주시 보건소에서도 집중호우로 인한 감염병 발생과 해충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수해 지역에 대한 집중 방역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독 피해가 심각했던 오송읍, 강내면 지역은 물론, 그 외 침수 피해 가구와 마을 일대, 이재민 임시 대피시설 그리고 무심천변 등을 순회하며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가정에서 방역소독 시 필요한 에탄올 소독액과 소독 티슈, 락스, 살균제 등의 방역물품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침수됐던 집의 바닥과 벽이 마르면서 청주시는 침수 피해 주택 350여 가구의 빠른 일상 회복을 위해 본격적으로 도배․장판 교체 공사를 시작했다. 이에 맞춰 보건소에서도 도배․장판 교체 이틀 전 해당 가구를 방문하여 내부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집에 들이쳤던 물이 다 말랐다고 해도 외부에서 유입된 흙탕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세균이 섞여 있을 수 있어 소독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더불어 수해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수해지역 주민, 복구작업 참여자, 인근 지역 주민들이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먼저 하천 범람 등으로 오염된 물을 통해 위생환경이 취약해지기 때문에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A형간염과 같은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및 렙토스피라증이나 피부병, 눈병 등의 각종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법으로는 ▲수해복구 작업 시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방수복과 긴 장화 착용하기 ▲피부가 물에 노출되면 반드시 깨끗한 물로 씻어내기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생수나 끓인 물 등 안전한 물 마시기 ▲음식물은 충분히 가열하여 섭취하기 ▲설사 증상이나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물을 조리하지 않기 등이 있다. 또한 물웅덩이 등 모기가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말라리아나 일본뇌염 등 모기 매개 감염병 방지를 위해 ▲고인 물 제거하기 ▲야간에 야외활동 자제하기 ▲가정 내 모기장 사용하기 등으로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보라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 주무관
이보라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 주무관

무더운 여름날 침수주택을 방역하는 보건소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며 건네주신 시원한 물 한 잔의 감사함을 기억하며, 수해 주민들이 슬픔을 덜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하루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는 오늘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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