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폭염과 폭우, 산불과 가뭄 등 지구촌 곳곳이 기후재난의 소용돌이에 빠져버렸다. 기후재난은 우리 지역의 문제로 다가왔으며 이제 일상적으로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2017년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피해를 겪었던 청주시는 6년 만에 미호강 제방 붕괴에 따른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직면하게 되었다. 새만금 무더위 속에서 개최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는 건강과 위생 문제로 파행을 겪었다. 인구 밀집지역을 강타한 하와이 산불의 희생자는 100명을 넘어 수백명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후재난의 원인은 명확하다. 온실가스 때문이다. 산업화 이후 동력의 발달과 함께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였다. 화석연료는 주로 공장과 주택, 자동차와 발전소의 연료로 사용되었다. 또한, 도로 건설 및 무수히 많은 용도의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로도 사용되었다. 현대문명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는 만큼 효용성을 지닌 핵심적인 자원이자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부산물로 온실가스를 발생시켰다. 수십만 년 동안 300ppm을 넘지 않았던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2015년에 400ppm을 넘어섰다. 2021년 세계적으로 360만톤 이상의 온실가스가 발생하였다.

온실가스 증가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초래하였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기온은 1.09℃ 상승한 것으로 파악하였다. 극단적 상황을 피하기 위해 1.5℃ 이내로 억제해야 하며 이를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문제는 1.5℃ 도달 시기이다. 2018년 특별보고서는 2030~2052년 사이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2021년 6차 평가보고서는 2021~2040년 사이로 10년가량 앞당겨 예측하였다. 지난 5월 세계기상기구(WMO)는 2027년까지 1.5℃에 도달할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관측하였다.

2021년 신기후체제가 출범하였고, 2022년 말 133개의 나라가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 대열에 동참하였다.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40%로 상향하였다.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하였고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광역시·도별로 탄소중립지원센터를 지정하였으며, 현재 모든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탄소중립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중이다. 지구촌 전체가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지구는 온난화를 넘어 열대화로 치닫고 있다. 왜 그럴까? 전기자동차도 늘어나고 RE100과 ESG경영을 표방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장바구니와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시민도 늘어났다. 하지만 팬데믹이 끝나자 여행객의 발길도 늘어났다. 심해진 더위 만큼 에어콘 사용량도 늘어났다. 정부는 산업분야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완화시켜 주었다. 재쟁에너지 비중의 일부를 원자력발전으로 대체하였다. 원자력 카르텔에 힘입어 일본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기후재난의 심각성은 절실한데 에너지전환을 위한 결단은 아직도 미온적인… 마치 유체이탈의 상태 같다.

8월 22일은 20회를 맞는 에너지의 날이다. 전국 220개 환경·여성·소비자 단체들로 구성된 에너지시민연대가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저감을 목적으로 제정한 기념일이다. 20년을 거치며 우리 사회는 이미 에너지는 절약해야 하며,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며, 자립하고 분산해야 하며,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들을 인식하고 교감하였다. 답은 알고 있으니 이제 서둘러 몸을 움직여야 한다.

청주에서는 지난해 에너지의 날에 희망그린에너지센터를 발족하였다. 410㎾급 공익형 태양광발전시설인 청주희망그린발전소의 관리·운영과 교육복지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기구이다. 풀꿈환경재단, LG에너지솔류션, 청주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에너지공단충북세종본부, 오근장동주민자치위원회 등 여러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2023년 에너지의 날에도 아동·청소년 환경리더들을 대상으로 희망그린장학금을 수여하고 에너지체험교육한마당을 개최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를 통해 교육복지사업도 펼치고 사회적 협력체계도 강화하니 일석삼조이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모든 기관이 모든 에너지를 에너지 전환을 위한 사업에 집중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희망그린에너지센터와 같이 관심과 참여를 가지고 역할을 분담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기관의 특색에 맞게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부담을 분담한다면 시너지라고 하는 새로운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다만 기후재난에 맞서려면 빨리 서둘러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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