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이 위기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안전해야 할 곳인 학교가 안전하지 않다. 단순히 학생 간 다툼에 그치던 문제가 이제는 학생 간 극단적인 폭력, 학부모와 교사 간 갑질 등 고소·고발에 사제지간 흉기피습까지. 어느 한 사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지경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나 한탄의 목소리가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최 일선 교육 현장에서 발생한 사건들이기에 착착한 마음이 더하다. 안타까움과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당장 이를 해결할 방안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 18일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동급생을 둔기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친 학생은 머리에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학교 측은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고 가해 학생에 대해서는 등교 중지를 시켰다. 사건은 교실 안에서 이뤄졌다. 교실에는 교사와 다른 학생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대전 한 고등학교에서는 교사가 흉기에 피습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버젓이 정문을 통과해 교내로 들어온 뒤 학교 2층 교무실에서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더욱이 교사와 가해자는 과거 사제 간이었다. 사건이 일어났던 시간이 평일 오전 시간대로 학생들이 모두 등교한 상황에서 학교 안에서 교사가 흉기 습격을 당하면서 교육계가 충격에 빠졌다. 학교 안전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불거졌던 학교 현장의 문제는 서울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한 유명 작가의 자녀 담당 특수교사에 대한 고소 사건을 통해 사회적 문제로 확대됐다. 교사는 제자로부터 쌍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 이제 얻어맞기까지 한다. 삿대질 등 모욕은 일상이다. 자신의 자녀가 불이익 당했다고 학부모로부터의 갑질에 시달리기도 한다. 툭하면 아동학대로 고소를 당하기 일쑤다. 학생 간 학교폭력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학부모는 교사를 믿지 못하고 교사는 학부모를 경계한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꼴이다.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문제가 터질 때마다 여러 대책들이 마련돼 왔다. 그러나 그때그때 불거진 문제 해결에만 매몰되면서 결국 교육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등한시했다. 이는 결국 공교육이 무너진 결과를 초래했다. 더 이상 방치하면 학교의 미래는 없다. 교육을 바로 세우는 일에 사회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특히 교육 특성상 법과 제도적 개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교사와 학생 간, 학생들 간 관계는 결국 인간관계가 우선돼야 한다. 학교 내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믿을 수 있는 인간관계 즉, 신뢰가 없다면 어떠한 법과 제도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사, 학생, 학부모 간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학교 문제를 해결하는 선결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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