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송문용 기자〕"프로 통산 첫 골을 넣은 것은 기분 좋다. 하지만 수비수로서 골을 넣는 것보다 실점하지 않는 것이 더 기분 좋다"

천안시티FC의 장신 수비수 이광준(27)이 프로무대 데뷔 이후 세 시즌, 39번째 경기에서 첫 골을 기록했다.

골 맛을 봤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수비수로서 무실점 경기를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그는 '골 넣는 수비수'로 주목받기보다 '무실점'을 이끄는 묵묵하고 단단한 수비수가 되길 바랐다.

이광준은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27라운드 경남FC와 원정경기에서 전반 40분 선제골을 작렬했다. 이광준은 코너킥 상황에서 파울리뇨의 킥을 골문 정면에서 머리로 받아 슛을 시도했다. 첫 슛은 골키퍼에 막혀 튀어나왔지만 재차 달려든 이광준의 적극적인 플레이로 끝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후반 25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온 힘을 다 쏟아부었던 경기에서 프로 첫 골의 맛까지 봤지만 이광준은 경기를 마친 후에도 그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그는 "골이 들어갔을 때 사실은 '이게 골이 맞나? 내가 넣은 것이 맞나?' 싶어서 얼떨떨했다. 동료들이 달려와 축하해줘서 비로소 실감이 났다"면서 "골 맛을 처음 봐서 좋기는 한데 수비수인 제 입장에서는 실점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1-1보다는 제가 골을 못 넣더라도 0-0 무승부가 더 기분이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포항스틸러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광준은 올 시즌 천안시티FC에 합류하면서 주전 중앙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큰 키와 탄탄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수들과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는 투지를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남은 기간 이광준이 수비의 중심축이자 최후의 보루로서 든든한 활약을 펼쳐줘야 한다. 그 스스로 무실점 경기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갖는 중요한 이유다.

이광준은 "우리 팀이 경기 초반 실점이 많았다. 초반 10~15분은 특히 정신 바짝 차리자고 수비수들끼리 얘기한다. 경기를 치러가면서, 그라운드 안에서 서로 얘기하고 도와가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이광준이 바라는 목표는 단순하지만 천안시티FC가 꼭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그는 "남은 경기에서 목표는 제가 골을 넣는 것이 아니라 팀의 무실점이다. 수비수에게는 무실점 경기가 최고의 성과이자 공격포인트"라면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경기를 다짐했다.

이광준의 골로 어렵사리 연패를 끊은 천안시티FC는 그의 목표대로 무실점 경기, 더 나아가 이기는 경기를 또다시 준비한다. 다음 도전은 오는 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리그 28라운드 충북청주FC와 홈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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