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문영호 기자 〕속보= 지난해 6.1 지방선거 기간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경귀(63) 아산시장이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허위사실임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상대 후보에 대한 낙선을 목적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원심 판단이 적절하다고 봤다.

이어 "선거는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 절차에 의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피고인은 상대 후보자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사실을 공표함으로써 공정한 선거를 저해했다"며 "사회 통념상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민감한 문제임을 잘 알고 있음에도 허위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피고인은 2018년 아산시장 예비 후보자로 출마 당시 자신의 경력을 허위로 공표해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던 전력도 있다"면서 "그럼에도 원심부터 항소심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반복하고 전혀 반성하지 않아 죄책이 무겁다"고 했다.

박 시장은 즉각 상고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재판이 끝난 후 취재진에 "전혀 수긍할 수 없다.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법 상고심은 1·2심에서 법리 해석과 적용에 잘못이 있는지만을 살피는 '법률심'인 만큼, 사실관계 판단은 이날 선고로 끝이 났다.

박 시장은 선거 기간 성명서 등을 통해 상대 후보인 오세현 전 시장의 부동산 허위매각 의혹을 제기했다가 고발 당해 재판에 넘겨졌다.

오 전 시장이 2021년 6월 중순 아산 온천동 소재 자신의 명의로 된 다가구주택(원룸) 건물을 매도한 것과 관련해 그의 부인과 매수인 성씨가 같은 점, 소유권 이전과 동시에 담보신탁이 아닌 관리신탁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는 담보신탁이었고, 매수인은 오 전 시장 부인과 관계 없는 인물이었다.

1심 재판부는 박 시장이 허위사실 진위 여부를 확인하거나 바로잡을 수 있었고, 오 전 시장과의 득표차가 불과 1314표(1.13%p)로 근소해 선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적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검찰이 구형한 벌금 800만원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1천500만원을 선고했다.

박 시장 측은 항소심에서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 등 크게 세 가지를 이유로 무죄를 주장하고, 유죄로 인정하더라도 형이 너무 무겁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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