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앙어울림시장
중앙어울림시장

충주 중앙어울림시장의 건물 안전도 등급이 업체에 따라 상반돼 헛웃음이 나온다.충주시는 1층 기둥 2곳에서 균열이 발생한 중앙어울림시장에 대해 지난 3월 지역에 주소를 둔 A업체에 부분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한 결과 최하인 E등급이 나오자 '시설물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건물 사용 금지 처분을 내렸다.지난 11일에는 상인 퇴거를 위한 보상 조례를 공포하고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지은 지 54년 된 중앙어울림시장은 그동안 육안으로 실시한 정기 안전 점검에서는 C등급을 받았다.

어울림시장 입주 상인들은 충주시 퇴거 조치에 반발했다.상인회는 충주시의 부분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지난 6월 B와 C업체 두 곳에 정밀안전진단을 별도 의뢰했다.

여기서 대반전이 일어났다.상인회가 의뢰한 진단 결과에서는 충주시와 반대로 건물 안전에 중대 결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상인회가 지난 24일 공개한 안전 진단 결과표에 따르면 건물 콘크리트 강도는 A등급, 철근 부식도는 B등급, 결함 조사는 C등급으로 평가됐다.E등급 판정의 주요 원인인 1층 기둥 균열은 건설 당시 경화·수축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최종 B등급으로 진단했다.B등급은 안전에 일부 결함이 있지만 즉시 개선이 필요하지 않은 수준이다.

상인회는 이를 근거로 충주시가 내린 퇴거 명령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한다.행정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법원에도 진단 결과표를 제출할 계획이다.E등급을 판정한 업체와 충주시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중앙어울림시장을 두고 충주시가 용역을 발주한 업체와 상인회가 선정한 업체의 진단 결과가 상반되자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붕괴 위험이 크다'와 '안전에 문제가 없다' 등 양 쪽 주장이 극과 극을 달린다.동종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둘 중 하나는 엉터리로 조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한 건물을 두고 실시한 안전 진단 등급이 한 단계도 아니고 세 단계나 차이가 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어느 쪽을 믿어야 할 지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충주시는 상인회 진단 결과에 당황하고 있다.시 관계자는 "진단 주체가 다르다고 해서 E등급 판정 건물이 B등급을 받는 게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며 "다음 달 시가 추가 의뢰한 정밀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했다.상인 퇴거 및 보상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충주시의 시장 폐쇄 조치가 성급했다는 말이 나온다.이해 관계가 얽힌 상인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서로 한 발씩 양보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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