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여행하기 좋은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올 여름은 사상 최장인 54일간의 긴 장마에 이어 늦은 찜통더위가 맹위를 떨쳤다.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 현상이다.기상 전문가는 "올해가 과거 12만5천년 중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지구 온도를 산업혁명 이전 수준으로 낮추지 않으면 이상 기후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두 달간 한반도를 강타한 지긋지긋한 이상 고온 현상도 자연의 순리인 계절을 거스르지 못하는 것 같다.가을 초입인 9월이 다가오면서 찜통더위가 누그러들고 있다.밤에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가을은 온갖 열매와 곡식이 익어가는 풍요의 계절이다.대형마트에는 햅쌀이 등장했다.

가을은 여행의 계절이다.잠시 여행을 떠나 지난 여름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자.충청권에는 '2023∼2024 한국 여행 100선'에 선정된 여행 명소가 많다.충북은 단양 도담삼봉과 만천하스카이워크·제천 청풍호반 케이블카·보은 법주사·충주 중앙탑 공원과 탄금호 무지개길, 충남은 보령 대천해수욕장,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예산 수덕사·서산 해미읍성·부여와 공주 백제 유적지, 대전 한밭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 등이다.

이들 여행 명소 중에서 떠나는 여름과 다가오는 가을, 바다와 산, 섬, 호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은 보령이다.보령은 머드축제와 한 달에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무창포 해수욕장, 사슴이 누워 있는 모습을 닮은 녹도, 성주산 단풍, 청천호 둘레길이 유명하다.

대한민국 대표 여름 축제인 보령머드축제는 4년 만인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6일까지 열렸다.1998년 1회를 시작으로 20년 만에 아시아 3대 축제로 선정되는 등 지구촌 최대 여름 축제로 성장했다.올해도 국내외 관광객 164만 명이 찾아 흥행에 성공했다.

무창포 해수욕장은 1928년 서해안에서 처음 개장한 해수욕장이다. 매달 음력 1일과 15일 전후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석대도'까지 길이 1.5㎞ 바닷길이 S자 모양으로 열린다.지역에서는 '신비의 바닷길'로 불린다.

때마침 오는 9월 1일~ 3일 무창포해수욕장 일원에서 '23회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열린다.축제 하이라이트는 1천개 횃불을 들고 바닷길을 걸으며 전통어업 방식을 재현하는 '바닷길 횃불 체험'이다.2일 오후 9시 30분 바닷길 체험 구역에서 진행된다. 축제 기간에는 맨손 고기잡기 체험과 축하공연,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에 얽힌 아기장수 설화 마당극이 펼쳐진다.근처에 무창포 타워, 닭벼슬섬 등 해넘이 명소가 5곳이나 있을 정도로 풍광이 뛰어나다.

녹도는 동화에 나오는 서구의 고성처럼 보이는 해안 경관과 둘레길이 조성돼 '2022년 찾아가고 싶은 가을섬'으로 선정됐다.대천항에서 25km 떨어진 녹도는 0.9㎢에 주민 200여 명이 사는 어촌 마을이다.한 때 주민 스스로 금주령을 내린 곳이다.지금도 섬에서는 술을 팔지 않는다.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하루 2회 여객선이 운항한다.

성주산은 보령의 허파로 불린다.가을에는 굴참나무, 졸참나무 등 단풍이 스팩트럼처럼 펼쳐져 등산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성주산자연휴양림은 산림문화휴양관 11실, 숲속의 집 9동 등 숙박시설과 야외 무대, 캠핑장을 비롯한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춰 회사 수련회와 가족 휴양 장소로 안성맞춤이다.주변에는 보령무궁화수목원과 천년고찰 성주사지, 석탄박물관이 위치해 여행의 재미를 더해 준다.

한기현 논설고문
한기현 논설고문

청천호는 둘레길이 아름답다.예산 예당저수지, 논산 탑정저수지와 함께 충남 3대 저수지로 불린다.길이 8km 둘레길은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와 노약자가 걷기에 좋다.인근 우리나라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 청라면 은행마을은 은행나무 1천여 그루가 자태를 뽐내 최고 가을 여행지로 사랑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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