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박계순 솔밭중학교 수석교사

누구에게나 의미 있고 소중한 자기 삶은 타인이 지켜주는 것일까? 스스로 지키는 것일까? 이 물음에 정답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책도 읽었다. '삶은 위한 수업(마르쿠스 베른센, 오마이북출판사)'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주었으며 북유럽 교육에 관심을 갖게 하였다. 그리고 나는 지난 여름, 국외 학교 탐방 연수로 그토록 선망하던 북유럽에 다녀왔다.

열흘 동안 돌아본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의 학교와 교육은 나에게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자유롭고 진취적인 분위기와 교사와 학생 사이의 자연스러운 관계는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북유럽의 학교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 학생 간은 물론 교사와 학생 사이에도 말이다. 교사는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학생의 창의성, 지적 호기심을 높이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낮추도록 교사는 학습을 이끌어 주고 서로 존중한다.

북유럽 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배워나가는 교육으로 자기 인생 내내 배움을 계속해나가게 된다. 내가 덴마크의 뤼센스텐 김나지움을 방문한 날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현장에 없었고 선배들이 신입생들을 데리고 학교 밖 마을 곳곳에서 협동심 게임과 학교 생활 안내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학생 주도의 교육과정이 진행되는 현장이었다. 강의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활동 위주의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는 북유럽 학생들의 실제 활동 모습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장 부러웠던 것은 교사의 자율성이 존중된다는 것이다. 중앙의 교육부에서 '공통 교육목표'를 제시하지만, 세부 성취 기준이나 수업방식 등은 교사의 자유로운 결정을 보장한다.

방문 기간 동안 북유럽이 부러우면서도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커졌다. 세계 사람들이 한국인에게 무척 호의적이다. 덴마크의 한 고등학교 수업 참관 중 학생들에게 '안녕'이라는 인사말을 알려주었더니, 유튜브를 찾아보고는 만났을 때는 '안녕!', 헤어질 때는 '안녕~'이라며 굉장한 관심을 보인다. 노르웨이의 해변 사우나 안에서는 '김치'를 외치며 현지인들과 셀카 놀이에 빠졌고, 바닷물로 다이빙하는 사람들에게 엄지척에 '대박'을 외치니 모두가 따라 한다. 덴마크 학교에서 만난 교사 안드레스 슐츠 씨와는 2024년 1월 한국(청주)에서 재회하여 계속적인 연구를 하기로 계획하고 있다.

박계순 솔밭중학교 수석교사
박계순 솔밭중학교 수석교사

이번 연수로 나는 학교 교육의 방향은 '학생들의 삶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믿음이 생겼고 '학생 주도적인 교육과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우리 모두의 소중한 '삶을 위한 수업'을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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