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천성남 대전·금산 취재본부장

 우리 문화 중에 미풍양속으로 일컬어지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스승을 존경하여 스승 대하기를 부모와 같이 하며 스승에게는 늘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여야 한다는 의미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는 통상 '임금과 스승과 부모의 은혜는 다 같다'는 뜻이다. 그만큼 스승의 은혜는 크고 넓어 존경과 사랑으로 넘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귀중한 보물을 깡그리 잃어버린 우리 사회는 마치 고삐 끊긴 망아지처럼 제멋대로 날뛰는 미치광이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 경제 발전의 가속화, 극심한 빈부의 차, 경쟁 구도 속에서 최대 강점인 우리나라의 미풍양속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5월이 오면 어린이날, 스승의 날 어버이날 등을 축하하기 위해 기대와 설렘 등으로 카네이션을 준비해 각 학교에서는 스승의 은혜를 생각하며 스승에게 꽃을 달아주는 조촐한 행사로 행복한 교정 분위기가 넘쳐났었다. 

오늘날은 어떤가. 교사들이 오히려 스승의 날 행사를 기피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모들과의 관계도 예전의 관계와는 사뭇 변화되고 있다. 마치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한다는 말 속에이중성이 담겨 있는 것에 비춰볼 수 있다. 

스승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스승에게도 우리 모두에게 있는 실체와 허상이라는 두가지 면이 존재한다. 실체를 스승의 참모습이라 한다면 허상은 스승의 참모습이라기 보단 인간으로서 가지는 한계에서 오는 것으로 스승으로서 보여서는 안되는 어떤 것이 될 것이다. 그 한계를 느끼게 된 교사는 정신적 치료를 통해 참 스승의 모습을 현실에 담아내려 안간힘을 쓰고 버텨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최근 전 세계를 위기로 휩쓸고 있는 기후변화처럼 우리 교육계도 때 아닌 돌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대전에서만 벌써 4명의 교사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교단이 두려워 교단을 일찌감치 떠나는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모두는 이 현상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교단에서 스승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이미 떠나버렸고, 물질만능주의와 개인 이기주의가 판치는 세상이 되다보니 오히려 이상기후보다 먼저 인성 말살이 이뤄지는 세상이 오고야 말았다. 

우리는 이것을 심히 두려워해야 한다. 돌연변이 현상이다. 한국사회는 이제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디를 둘러봐도 존경과 사랑을 받는 인물이 흔치 않다. 학생들이 존경하는 인물들이 많이 나올수록 세상은 따뜻해진다.

우리 사회는 지금 번지수를 잃고 있다. 경쟁구도 속에서 오직 잘하는 사람만이, 돈 많이 가진 사람만이, 명성과 명예를 가진 사람만이 존중받는 세상으로 어느 덧 전락해 가고 있다. 

이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시킬 더 큰 돌연변이 구멍(홀)이 바닷속 한가운데 뚫렸다는 비보가 들려온다. 이제라도 빨리 멈춰야 한다.' 내 탓 네 탓' 아우성치기 보다는 각계가 우리가 잃어버린 존경과 사랑을 조속히 회복하는 과제만이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삭막해진 교단에 8시간, 아니 일에 따라 잠들 때 까지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가득 안고 사는 스승들에게 행복한 나날을 안겨줘야 한다. 그것만이 척박해진 우리 아이들을 살리는 최고의 명약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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