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석 물가가 심상치 않다. 올 여름 폭염과 태풍, 집중호우로 전국 각지의 농지가 피해를 입으면서 각종 야채와 과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중 작황이 부진한 사과와 배 등 주요 과일값은 3배 이상 뛰었고 채소도 집어들기가 두려울 만큼 올랐다. 여기에 국제유가도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충청지역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대전시, 세종시, 충남·충북의 소비자 물가가 일제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지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1.91(기준 2020년=100)로 전월대비 0.8%, 전년동월대비 3.4%가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신선식품지수는 5.5% 상승했다.

세종지역은 소비자물가지수가 112.05로 전월대비 0.7%, 전년동월대비 2.5%로 충청권의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6%, 신선식품지수는 4.7% 올랐다.

이와 함께 충남지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3.05로 전월대비 1.1%, 전년동월대비 2.9%가, 충북지역은 소비자물가지수가 113.17로 전월대비 0.9%, 전년동월대비 3.2% 상승을 기록했다. 이중 신선식품지수는 충남지역이 전년동월대비 4.7%, 충북지역이 6.0%로 큰폭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충청권 전 지역이 농축수산물과 신선식품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는 등 추석물가를 불안케 하고 있다. 농산물 중 과일은 전년대비 13.1%나 올랐고, 곡물과 기타 농산물은 4.7%와 6.7% 상승했다. 채소는 전년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했지만, 전월과 비교해서는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선물 등으로 명절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과일값은 벌써부터 천정부지로 올라 '과일은 추석 이후에나 사먹자'는 주부들의 탄식도 나오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물가 불안이 내달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추석물가 안정을 위해 성수품 14개 품목의 공급량을 1.6배 늘리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품목은 사과, 배, 배추, 무, 양파, 마늘, 감자,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잣으로 오는 27일까지 총 14만8천874톤을 공급한다. 이는 추석 성수기 공급량 중 최고 수준이다. 해양수산부도 명태, 오징어, 고등어, 갈치 등 정부비축수산물을 최대 1만1천500톤 방출하기로 하는 등 추석물가 잡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묻지마 흉기난동 등 최근들어 발생한 일련의 사건·사고들이 일상의 가치, 가족의 행복이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어 올 추석은 그 어느해보다 고향과 가족의 정이 그리운 명절이다. 부디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물가대책으로 길어진 추석연휴만이라도 마음 편히 쉬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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