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지역민 네트워크 형성 중요… 로컬문화·힐링콘텐츠 개발 필요"

편집자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방소멸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워케이션은 지자체의 주요 관심사인 체류형 관광 및 관계인구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일주일 이상 장기 체류를 통해 관광수요를 높일 수 있고 방문객과 지역 간에 긍정적인 관계가 형성되면 향후 지속적인 방문과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가 대중화되면서 워케이션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충북지역에 특화된 워케이션 상품 개발과 방향성을 7회에 걸쳐 제시하고자 한다.


 

일과 휴식이 결합된 '워케이션'

워케이션(workation)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여가와 업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관광유형으로 2010년도 초반에 생겨난 개념이다. 일상을 벗어난 장소에서 장기체류가 가능하고 휴가지에서 근무하는 새로운 근로문화형태이며 최근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다.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3 국내관광 트렌드'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 대비 근로 형태별 언급량에서 워케이션은 57.594%가 증가했다. 또 재택 및 원격근무 증가로 체류형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연관어들도 팬데믹 이전보다 11% 상승했다.

현재 국내 워케이션 인기 지역에는 강원도와 제주도가 꼽힌다. 이들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워케이션 센터를 열고 바다를 눈 앞에서 보면서 일할 수 있도록 지역 호텔과 협업해 공유 오피스를 구축했다.

LG유플러스와 현대백화점 등 기업들 역시 직원복지 차원에서 워케이션 제도의 도입을 확대하고 있어 워케이션 트렌드는 지속될 전망이다.

 

'충북형 워케이션'과제는?

충북은 교통이 편리하고,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용이하다. 또 대청호, 충주호, 괴산호 등 '호수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호수가 많고 산세 속에 자리 잡아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다.이는 인근 지역 산업단지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워케이션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할 수 있는 장점으로 적용될 수 있다.

지난 2021년 충북에서는 제천시가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가장 워케이션 성장 가능성과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한국관광공사는 제천시는 산림자원과 농어촌 휴양마을 등 지역 특색에 맞는 관광자원이 많은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개통한 서울 청량리-제천 KTX이음 등 대중교통 접근성도 우수하다는 호평도 이어진다. 제천시관광협의회가 위탁 운영 중인 '제천에서 일주일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워케이션 대표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에 지역주민 주도로 관광사업체 육성을 위한 관광두레 조성사업을 워케이션과 연계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로컬문화를 개발해야

관광두레 사업은 지역민이 주체가 되어 로컬 문화를 기반으로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체험, 먹거리 및 숙박 등 관광콘텐츠를 발굴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대상지를 선정하고 지원한다.

충북도의 경우 지난 2019년 괴산을 시작으로, 청주, 충주, 음성, 보은 등의 지역에서 22개의 주민사업체가 운영되고 있다.

충북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학술저널 '충북 Issue & Trend 제51호'에 따르면 충북의 관광두레 관광콘텐츠는 고즈넉한 농촌뷰와 산세를 보며 힐링 시간을 제공하고 지역민과의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관계인구(정주인구와 관광인구 사이의 모든 인구층) 형성이 용이하다.

이밖에도 지역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의미있는 공간을 활용한 로컬콘텐츠 체험과 경험이 가능하다.

최근 오래된 건물을 재건축해 복합커뮤니티 청년문화 공간으로 활용한 곳들이 많은 관광객을 유입시키고 있는 만큼 충북도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독특함을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카페나 게스트 하우스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충주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주민여행사인 '자작자작' 센터에서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자작자작협동조합 제공
충주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주민여행사인 '자작자작' 센터에서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자작자작협동조합 제공

김미옥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 연구위원은 "워케이션이 '지방 소멸에 대한 극복'으로서 주는 의미가 크다"며 "워케이션을 통해 관광객들이 며칠이라도 도내에서 생활하고 만족한다면 관계인구가 정주인구로 확대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워케이션은 관광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숙박환경에서 업무공간이나 거점오피스 등을 구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터뷰] 명유진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 박사

"지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상대적 약세인 충북이 워케이션 성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주목해야 합니다."

명유진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 박사가 '충북형 워케이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성현
명유진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 박사가 '충북형 워케이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성현

명유진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 박사는 "워케이션 관광객이 독특한 도시 분위기를 느끼고, 혼자 방문하더라도 어색하지 않은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도시를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센터와 재방문을 기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 박사는 그 예시로 충주 '자작자작'을 소개했다.

'자작자작'은 충주 원도심을 중심으로 청년사업가들이 모여 지역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상품을 제공하는 주민여행사다. 현재 구석구석 골목투어, 반짝반짝 별빛 투어 등을 운영하고 있다.

충주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주민여행사인 '자작자작'이 운영하는 프로그램 반짝반짝 별빛투어 활동 사진.  /자작자작협동조합 제공
충주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주민여행사인 '자작자작'이 운영하는 프로그램 반짝반짝 별빛투어 활동 사진. /자작자작협동조합 제공

그는 "자작자작 운영진들 대부분은 외지인들로 충주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아 관광객들을 위한 환대시스템(hospitality systyem)이 매우 잘 되어 있다"며 "웰컴센터를 운영해 충주 원도심을 안내하고, 관광이 끝나면 씨유어게인 센터로 여행을 기념하는 등 재방문을 기약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그램 역시 원도심 골목을 걸으며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포토그래퍼 가이드와 함께 필름으로 시선을 담으며 사색을 즐기는 '골목투어'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서로간의 이야기를 나누는 '별빛투어' 등의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한다"고 덧붙였다.

충주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주민여행사인 '자작자작'이 운영하는 프로그램 사운드 스케이프 활동 사진.  /자작자작협동조합 제공
충주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주민여행사인 '자작자작'이 운영하는 프로그램 사운드 스케이프 활동 사진. /자작자작협동조합 제공

이밖에도 명 박사는 괴산에서 농업을 기반으로 문화사업을 진행하는 '㈜뭐하농'을 예로 들었다.

명 박사는 "'㈜뭐하농'에 가면 카페 뭐하농 하우스를 거점 공간으로 워케이션이 가능한 공유오피스, 공유주방 등이 구축됐다"며 "포럼·세미나·파티 등이 가능한 공간도 있어 관광객과 지역민들의 네트워킹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례를 통해 '충북형 워케이션'은 사람 중심의 관계인구 형성과 로컬 힐링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명 박사는 강조했다.

명 박사는 끝으로 "각 지자체가 나서서 지역 콘텐츠 확산과 관광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로컬문화를 개발해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커뮤니티 공간과 관광객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이 와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입지적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갈무리했다. /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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