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김자영 충주중학교 수석교사

우리 학교에는 12명의 신규 및 저경력 교사가 있다. 매월 멘토링을 하며 지금까지 6회기를 만나고 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머마한 일이다.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라는 정현종의 시처럼 멘토링이란 특별한 만남이 아닐까?

아주 어렸을 때부터 교사가 꿈이어서, 학창 시절의 기억이 좋아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좋아서, 상대를 도와줄 때 보람을 느껴서, 인생에서 공적인 면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자 교사의 길을 선택한 예쁜 선생님들이다. 선생님들을 보며 저경력 교사였을 때 나는 어떻게 지냈나 떠올려 보게도 되고, 열심히 지내는 선생님들을 보며 배우게 된다.

학교는 보람과 어려움이 공존한다. 지도해도 좋아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학생을 보며 지친 선생님께는 학생의 성장 과정에서 우리가 만난 시간은 1년이므로 그 학생이 내년, 내후년에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라고 하고 싶다. 학생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지도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선생님께는 학생 지도 전에 교사 자신의 교육관을 확실히 세우라고 말하고 싶다. 자녀의 잘못된 점을 수용하기 어려워하는 학부모와의 상담, 업무에 대한 부담,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 기본생활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학생 지도 등 교육의 현장은 녹록지 않다.

그러나 바쁜 시간을 쪼개어 만난다. 종례를 마치고 황급히 멘토링에 참여하러 오는 선생님들이 고마울 뿐이다. 돌아보면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6개 학년을 다 지도했던 경험이 지금의 역할에 크게 도움이 된다. 나의 경험도 나누고, 학급경영과 수업에 관한 책을 학기별로 읽고, 학급을 운영하는 담임교사로서, 수업을 하는 교과 교사로서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한다. 옆 선생님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나만 이런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고, 동기 부여도 받는다. 생각과 생활을 공유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고 해결책을 찾는다. 여러 교과 선생님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전문성을 만들어 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9월에는 멘토링에 참여했던 선생님이 학교를 떠나게 되어 아쉽지만 같이 모여 앞날을 응원했다.

김자영 충주중학교 수석교사
김자영 충주중학교 수석교사

교실 속 상황의 어려움은 외국에서도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국가의 대처방식은 다르다. 교사 개인의 사명감과 책임감에만 맡기지 말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현재 교육부에서 새롭게 계획하는 정책들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과학고, 마이스터고처럼 일반 중, 고등학교에도 교실 학생 수를 20명으로 차츰 조절한다면 학교의 어려운 상황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선생님은 학생들과 호흡하며 같이 성장하기를 바란다. '함께'라는 이름으로 서로 다독이며 갈 수 있길 바라며 멘토링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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