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전하는 우리동네 소식 - 김수진 시민기자(청주시 흥덕구 죽천로)

올해는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 기념의 해로 전 세계에서 라흐마니노프를 기념하는 수많은 연주회가 열리고 있는데, 충북예술피아노학회에서도 한 자리에서 좀처럼 연주되기 힘든 수많은 라흐마니노프 레퍼토리를 다양한 연주자의 색채로 느낄 수 있는 연주회를 열었다.

충북예술피아노학회(회장 한수경)는 2022년 12월에 창단하였으며 다양한 기획을 통한 연주, 행사로 2023년을 채워왔고 9월 10일 6시 제1회 정기연주회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피아노 마라톤>이 청주아트홀에서 진행되었다. 충청북도, 충북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다.

서양음악사 후기 낭만시대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라흐마니노프의 곡들은 좀 난해할 수 있는데 피아니스트 권효진씨의 해설로 각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첫 곡 Op. 21, No. 5 "Lilacs"는 원래 가곡인데 아름다운 음형의 반주로 인해 피아노 곡으로도 많이 연주되는 곡이다. 라흐마니노프가 연주회마다 익명의 팬에게 라일락을 선물 받아 힘을 얻었다는 일화도 전해질 만큼 라일락꽃에 영감을 많이 얻었는데, 곡의 음형이 라일락을 연상케 할 만큼 아름다운 곡이었다.

피아니스트 임헌정씨가 연주한 회화적 연습곡 Op. 39 No.1은 세계1차대전과 러시아 혁명의 시대적 상황을 나타난 곡으로 격정적인 분위기의 어려운 곡임에도 잘 표현한 연주였다.

'장날의 정경'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회화적 연습곡 Op. 33 No.4는 소리로 그려진 그림처럼 기교도 어렵지만 입체적으로 그것을 표현해 내야 하는데 피아니스트 김은진씨가 잘 연주해 주었다. 종소리를 표현한 완전 5도의 음형이 자주 등장하는데 러시아 정교회의 종소리를 듣고 자란 라흐마니노프의 어릴 적 기억을 표현했다고 한다.

마지막 무대 피아니스트 김지연의 연주로 들은 회화적 연습곡 Op. 39, No.9은 '동양의 행진곡'이라는 제목을 가졌으나 러시아적 느낌이 물씬나는 화려한 교향악적 분위기의 엔딩곡이었다.

실제 라흐마니노프의 키가 2m(198cm)에 달했던 만큼 13도(도-라) 음정을 한 손으로 연주할 만큼 손이 컸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작곡한 피아노 곡 역시 이러한 기교를 바탕으로 쉽게 연주할 수 있는 곡들은 아닌 만큼 피아니스트들의 연주 마라톤에 응원을 보내며, 충북예술피아노학회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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