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서희 세종취재본부

"아이고 형님~오랜만입니다."

김태흠(60) 충남지사가 지난 13일 세종시 어진동에서 열린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현판식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큰소리로 웃으며 김영환(68) 충북지사와 인사를 나눈 첫 마디다.

악수를 하며 환하게 웃는 김태흠 지사에 비해 김영환 지사는 어색하고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14명의 희생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 책임 등을 물어 김영환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이 추진된 지 한달이 된 날이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이어 김태흠 충남지사는 충북지사 옆에 앉아있던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에게는 주의를 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제 자리에 앉았다.

이장우(57) 대전시장은 늠름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은 발걸음으로 행사장에 입장했고 최민호(66) 세종시장은 겸손한 모습이었다.

충청권 시·도지사 행사장 입장의 4인4색은 인사말에서 나타났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화자찬과 함께 당찬 포부를 밝혔고 최민호 세종시장은 조직위 사무실 유치에 대한 감사가 먼저였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쓴 소리와 함께 정부의 지원 등을 당부한 반면 김영환 충북지사는 '다행이다, 좋겠다' 등의 어조로 부드러운 인사말을 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022년 11월 대회를 유치하고 6월에 법인을 설립한 것은 노력과 정성이 담겨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잼버리의 교훈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성공 성패는 충청권 4개 시도의 단결과 단합에 따라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기재부, 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민호 세종시장은 "조직위원회가 세종시에서 출범식을 갖게 된데 대해 영광스럽고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충청권 560만 주민이 주인이다. 자존심 걸고 역대 최고의 대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완벽하게 준비해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는 대회로 치러져야 되겠다는 각오를 하게 됐다"면서 "이번 대회는 최소의 예산을 들여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대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서희 세종취재본부
신서희 세종취재본부

김태흠 충남지사는 "출범이 늦었다. 늦은 이유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체육관련 부분들을 총괄한다고 해서 완장 찬게 아니다"라면서 "공동의사결정권자가 많은곳 치고 잘되는 것 못봤다. 조직위가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충청권 단체장들의 인사말은 4인4색 같지만 결론은 동일하다.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적 개최다. 충청권 4개 시·도가 합심해 유치한 첫 국제 스포츠대회인 만큼 갈등없이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이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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