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송기섭 진천군수

생거진천, 풍수 재해가 없어 해마다 풍년이 들고 살기가 좋은 생기가 넘치는 인심이 좋은 고장 진천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유래 덕분인지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을 꼽으라면 쉽게 진천을 떠올리곤 했지만 경제 발전을 위한 도시개발로 그 말도 옛말이 되었다고 말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요즘이다.

이러한 가운데 얼마 전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진천군의 대표 관광지인 농다리 인근의 생물 다양성이 최근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서울시립대 한봉호 교수가 연구한 '진천군 미호강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구조'에 따르면 미호강과 백곡천 합수부에서 야생조류가 12종이 늘어 31종이 됐고 포유류는 2종이 늘어 3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최고차 소비자인 수달과 삵의 서식이 확인됐는데 이는 먹이사슬 구조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한다.

충북 11개 시군에서 전체 예산 중 환경 분야에 대한 비중을 가장 높이 유지하며 투자를 강화하고 지역 기업인 현대모비스와 미르숲 조성 등 오랜 시간 생태계 회복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가 생거진천의 의미를 되찾아 주고 있는 것 같아 기쁜 마음이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으로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 생태계 보호와 복원을 위한 10개년 계획 추진을 선언한 것을 보면 진천군이 환경과의 동행을 선택한 것은 좋은 전략이 되고 있다는 것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무엇보다 군의 장기 성장 플랜으로 ESG 경영 군정 도입을 선택한 이유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진천군은 군민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환경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먼저 인간 삶의 기본이 되는 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통해 짜임새 있는 도시를 만들고 있다. 공공하수도 시설 확충,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을 들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지만 대한민국은 물 부족 국가다. 타고난 기후와 물그릇이 부족한 지형 탓에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는 것이 이를 증명해 준다. 본 사업들이 완료되면 더 깨끗한 수질은 물론 유수율을 더 높여 불필요한 물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진천군은 미래에너지 보급도 활발히 하고 있다.

진천군수로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태양광 산업의 연구-생산-소비-재활용-교육을 묶는 자원순환 모델을 구축함과 동시에 융복합 자원사업을 통해 지역 곳곳에 에너지 자립 기반을 지속해서 확충하고 있다.

최근에는 백곡 숯가마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신(syn) 가스를 추출해 지역 스마트팜과 마을에 공급하는 아이디어를 접목하고 있기도 하다.

송기섭 진천군수
송기섭 진천군수

정부에서는 ESG 도입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K-ESG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명확한 기준이 없어 도입조차 못 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 창궐 당시 K-방역이라는 살아있는 모델을 제시해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던 대한민국의 선례처럼 진천군의 ESG 경영 노력이 전국 지방정부의 살아있는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기초부터 탄탄하게 사업을 운영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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