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광호 충북도 반도체산업팀장

원자력 하면 많은 사람들이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사고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떠올린다. '원전=우라늄 사고'라는 등식을 만들어내고 멀리해야 할 에너지 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원자력은 많은 장점이 있지만 단 한번의 사고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1986년 채르노빌 원전사고 2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피해의 쓰나미를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주변 반경 30㎞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으로 회복에 기약이 없는 암울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영위하고 산업이 발전할수록 문명이 발달할수록 전기(에너지)는 사용량이 증가하고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는 필수적이다. 1870년 제2차 산업혁명을 크게 견인했던 전기의 발명이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를 거치면서 원자력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고 지금은 지구촌 구석구석 전세계 에너지원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전(Small Modular Reactor)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고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굴지의 기업들도 앞다퉈 참여하고 있고 SMR에 대한 투자와 실증이 엄청나게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SMR사업에 참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잡을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고에 대한 리스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SMR은 300MW 이하의 소형 원자로로 건설비용은 3천억원으로 대형원전의 30분의 1 수준, 사고확률은 10억년에 1회 수준이라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미국과 유럽 각국이 원전 건설을 수십여년 중단했고 지금은 SMR을 기반으로 원전시장이 열리면서 상황이 180도로 바뀌었다. 글로벌 SMR시장이 2035년까지 65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자 국내 대기업(삼성, SK, 포스코, GS, HD현대, 두산 등)에서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정하고 시장 비교우위선점을 위해 불꽃같은 경쟁을 한지 오래다. 최근에는 더 크기를 줄인 초소형원자로(MMR, 출력 10MW 이하)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주요 골자는 지역별 발전소 여부에 따라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발전소 건립이 필수인데 전력자립율이 낮고 발전소가 없는 충북에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2022년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2028년까지 총 3천992억원을 투입할 예정이고, 대통령께서도 원전에 대한 세일즈외교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광역지자체 중 경남도에서 발빠르게 원자력 국가산업단지(103만평)를 조성하고 2030년까지 1조4천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전광호 충북도 반도체산업팀장
전광호 충북도 반도체산업팀장

이머징마켓으로 떠오로고 있는 SMR시장을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안전을 볼모로 계속 외면해야 하나? 우매한 농부가 비바람이 무서워 손놓고 있을 때 부지런한 농부는 어둠속에서 호롱불을 밝혀가며 씨앗을 뿌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원전(SMR) 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열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변화와 혁신 없이는 미래산업을 리딩할 수 없고 영원한 후발주자밖에 될 수밖에 없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다. 10년 후 충청북도의 안정적 전력확보를 위해 이머징마켓으로 떠오르는 SMR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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