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모습보다는 푸드코트 같은 느낌"

장터광장 입구에 세워둔 백 대표의 입간판 뒤로 사람들이 음식을 먹으며 잔칫집 분위기를 내고 있다. /황인제
장터광장 입구에 세워둔 백 대표의 입간판 뒤로 사람들이 음식을 먹으며 잔칫집 분위기를 내고 있다. /황인제

 [중부매일 황인제 기자] "전통시장의 모습보다는 푸드코트 같은 느낌"

방송을 보고 예산 전통시장을 방문한 20대 커플이 한 말이다. 

예산시장은 1981년 7천283㎡의 면적으로 개설한 상설 전통시장으로 예산 5일장과 함께 1990년대까지 번성했지만 100여 개의 점포가 30여 개만 남을 정도로 침체기를 겪었다.

이에 충청남도 예산군이 고향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30억 원을 들여 시장 내부의 조명부터 레트로 감성을 자극할 만한 리모델링을 통해 전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백종원 매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7일 충남 예산군 예산시장에 위치한 장터광장 모습 /황인제
7일 충남 예산군 예산시장에 위치한 장터광장 모습 /황인제

한글날인 9일 중부매일이 예산시장 장터 광장의 '레트로 감성'에 빠져봤다.  

가득 찬 주차장과 주변 주택의 골목 사이사이에는 방문객들의 차량으로 가득했다. 예산 장터광장의 명성을 주차장부터 실감할 수 있었다. 

예산군에 따르면 백 대표가 올해 1월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뒤 약 9개월 가량 180만여 명이 예산시장을 방문했다.

백 대표의 손길이 닿기 전의 하루 방문객은 평균 20~30명, 장날이나 주말은 300여 명이 방문했지만 백 대표의 매직이 시작된 후 주말은 약 2만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했다.

예산시장 방문객 비율을 보면 충남도민은 70%에서 47%로 줄고 경기도와 서울 방문객은 각각 13%에서 22%, 6%에서 10%로 늘어났다. 

통계청 KOSIS 지표에 따르면 예산군의 인구가 7만 8천664명(23년9월기준)인 것을 고려한다면 주말에 예산군민의 25%가 방문했다고 볼 수 있는 수치이다.

7일 충남 예산군 예산시장에 위치한 장터광장 내부 모습 /황인제
7일 충남 예산군 예산시장에 위치한 장터광장 내부 모습 /황인제

어렵게 주차를 하고 드디어 장터 광장을 마주했다. 녹물이 흐르는 듯한 디자인은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장터광장 입구에 세워둔 백 대표의 입간판 뒤로 들어서면 100여 개의 테이블이 놓여있고 사람들은 테이블 사이사이로 음식을 들고 오가며 잔칫집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방송을 보고 장터광장을 찾은 20대 커플은 "전통시장의 느낌보다는 푸드코트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시장에서는 불편하게 먹는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며 장터광장을 방문한 소감을 이 같이 이야기 했다. 

장터광장을 좀 더 들어가 보니 사이사이 시장을 오갈 수 있는 골목마저도 음식점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7일 충남 예산군 예산시장 줄 선 인파와 농산물을 판기 위해 나온신어른신 모습 /황인제
7일 충남 예산군 예산시장 줄 선 인파와 농산물을 판기 위해 나온신어른신 모습 /황인제

장사가 얼마나 잘 됐는지 점심시간이 막 지났지만 다음날을 준비하기 위해 문을 닫고 재료준비를 하는 음식점도 많이 있었다.

예산군에 따르면 백 대표가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200여 억원의 누적매출로 지역경제 발전에 한몫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모습만 보인 것은 아니었다. 음식점에 길게 늘어선 줄 사이로 농산물을 팔기 위해 시장에 나온 어르신은 그저 줄을 바라보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장터광장과 달리 광장 외의 지역은 여느 전통시장과 분위기가 비슷했다.

야채를 팔기위해 나오신 어르신은 "시장에 사람들이 전보다 많아진 건 맞다"며 "사람이 많아 도움은 되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는 음식 파는 사람들 마냥 크게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워드

#예산장터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