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원미란 극동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현재, 우리는 정보와 의사소통의 교류가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지식정보화시대, 디지털혁명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과 같은 전자기기가 일상에 자리 잡았고, 뉴스, 책, 글들은 디지털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인 변화 속에서도 독서는 매우 중요한 의제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에서 '문해력'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Z세대'에 속하는 1,008명 중 53명(5%)만이 '사흘', '심심한 사과', '금일', '글피'와 같은 단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서울대학교 신입생 글쓰기 시험 응시생 831명 중 255명(32%)이 점수가 미달되어, 지난해보다 6%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이 문해력 최고등급에 속하며, 20대와 30대에서는 95%가 최고등급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중학교 3학년 수준의 기본적인 글 이해 능력만을 고려한 것으로, 깊은 이해나 비판적 사고 능력의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OECD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사실과 의견' 을 구별하는 문제에서 평균의 절반 정도에 머무르고 있으며, 서울시 중학생의 65%가 교과서의 단어가 너무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조사 결과에서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4.1%에서 6.0%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4.0%에서 7.1%로 증가하는 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를 '독서 부족' 으로 언급한다. 주요 원인은 디지털 시대와 스마트폰의 일상화로 학생들의 독서 기반 학습 기회가 줄어들었고, 단편적인 영상 콘텐츠에 과도하게 집중하면서 전반적인 문맥 이해와 어휘력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독서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디지털 세대를 위한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독서 활동을 지원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025년에는 초·중·고교의 일부 학년과 교과목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렇듯 디지털 기술과 독서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이다. 디지털 교육은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높이고 다양한 학습 자료와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반면, 독서는 깊이 있는 사고, 집중력,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강화시켜준다.

2021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 중 한 가지 이상 읽거나 들은 비율)' 은 47.5%로, OECD 평균 독서율인 76.5%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성인 두 명 중 한 명은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20대 연평균 독서량 역시 2011년의 18.8권에서 2021년에는 8.8권으로 감소하여, 10년 동안에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COVID-19 이후 독서 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의 발전으로 책을 읽는 방식이 더 다양해지고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스마트폰, 인터넷 게임, OTT(온라인 영상서비스) 콘텐츠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의 집중 이용이 독서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문해력 분야의 권위자인 매리언 울프 박사는 '깊이 있는 독서' 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독서가 단순히 정보 습득이나 언어 능력 향상을 넘어, 인간의 정신적, 사회적, 창의적 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고 언급한다.

원미란 극동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원미란 극동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인류 문화의 근원을 돌아봤을 때, 독서는 여전히 인간의 정신적, 지적 성장에 필수적이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독서를 통해 우리는 지식을 습득하고, 상상력을 키우며, 집중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러한 과정은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타인과의 관계를 더 깊게 이해하고 그것을 통한 성장을 도모한다.

오늘, 책읽기 좋은 계절에 가을 들녘을 거닐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를 바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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