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중일 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한때 잘나가던 밴드의 보컬이었지만 지금은 가끔 행사장 무대에 올라 왕년의 히트곡을 부르는 가수인 남자주인공 알렉스 플레처(휴 그랜트), 그런 그의 집에서 화분에 물을 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자주인공 소피 피셔(드류 베리모어). 남자주인공 휴 그랜트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서 능청스럽고 위트있는 연기로 로맨틱코미디의 정점을 찍었었고, 여자주인공 드류 베리모어는 영화 'ET'에서의 귀여운 모습이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있는 배우다. 제목 그대로 여자 주인공은 작사, 남자 주인공은 작곡을 하며 음악을 만들어가는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 영화다.

원 제목은 'MUSIC&LYLICS'으로 말 그대로 '음악과 가사'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의 제목으로 개봉했는데, 영화내용과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간략한 줄거리는 남자주인공 알렉스에게 듀엣곡 제의가 있었고 작사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게 되었고, 어느 날 그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여주인공이 즉흥적으로 가사를 붙여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고 둘이서 곡을 만들어가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어디선가 들어봤을 듯한 'A Way Back Into Love'란 곡이다.

로맨틱코미디 영화는 대부분 적당한 갈등이 존재하고 영화 같은 극적인 화해, 그로 인한 행복한 결말로 이야기가 진행되기에, 깊이 고민하지 않고 감독이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의 흐름과 영상에 감정을 맡겨 보게 된다. 이런 종류의 영화를 보고 나면 무언가 잔잔하면서도 행복한 마음이 들게 된다.

반면에 혹여 내 자신이 사회생활에서나 가정생활에서 부족한 것은 없는지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주변인들과의 관계, 조직내에서 역할, 혹은 성별간의 관계속에서 갈등이나 반목없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되돌아본다.

특히 성별간 관계속에서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에 성평등에 위배되는 언사와 행동들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하기에 조직 내에서는 성인지 감수성이나 성평등 교육 등을 통해 그러한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두고 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스스로 '제대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고, 다름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조직내 성평등 문화 조성이나 성별간 갈등을 영화처럼 해결할 수는 없을까? 우리의 사회와 조직에서 성별간 갈등이 영화처럼 아름답게 해결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좀더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면 어떨까 하기에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란 영화의 내용 일부를 언급했다.

김중일 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김중일 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영화처럼 성별간 갈등을 봉합하고, 관련된 문화를 조성하는 아름다운 결말을 위해서는 서로간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서로의 행동과 말만 허공에 메아리치게 된다. 누군가 작곡을 하고, 누군가 작사를 하며, 누군가 노래한다. 성별간 상호간 이해가 모여 조화를 이루고 아름다운 음악(조직)을 만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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