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지난 10월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뜻깊은 모임이 있었다. 제주업사이클협회 주관으로 지역 업사이클 문화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원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주제발표는 서울새활용플라자 초대 센터장을 역임했던 서울디자인재단의 윤대영 수석전문위원이 맡았다. 전국의 업사이클센터와 자원순환기관의 대표자들이 지정토론자로 참여하였다.

제주업사이클협회는 업사이클 기관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해 왔다. 2020년 이후 아시아 업사이클 제주포럼을 개최하며 전국적 연대와 국제 교류 활동을 주관하였다. 이날은 토론회에 앞서 '아시아 업사이클 네트워크' 공동협약을 체결하였다. 협약에 참여한 기관은 지역 업사이클센터 10개소, 자원순환기관 3개소 등 13개 기관 및 단체이다. 협약을 계기로 더욱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업사이클센터는 2015년 광명을 시작으로 하나둘 늘어났다. 기초지역에는 광명업사이클아프센터, 순천업사이클센터, 청주새활용시민센터, 전주시새활용센터가 운영 중이다. 광역지역에는 한국업사이클협회(대구), 서울새활용플라자, 경기도업사이클플라자,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가 운영 중이다. 지난해까지 여덟 군데였는데, 이번에 양양업사이클센터가 추가되었다. 광주 동구 업사이클센터가 개관을 준비하고 있으며 제주와 세종은 건립 중이다. 서울은 송파구, 강동구, 서대문구에 리앤업사이클센터가 운영 중이며 노원구와 성북구도 건립 중이다. 이외에도 천안, 부산 등 여러 곳에서 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사이클센터가 점점 더 늘어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토론회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고 유익한 논의가 이어졌다. 새활용 제품의 사업화에 관한 의견이 비중 있게 제기되었다. 이미 상품화에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더욱 현실적인 홍보·마케팅 방안을 마련하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관광 상품화, 고향사랑 기부제 및 기업의 ESG경영, 새활용 문화를 젊은 세대와 연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가장 압도적인 의견은 업사이클 관련 기관·단체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느슨한 연대에서 보다 끈끈한 연대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첫째, 전국적 연대와 협력 강화하기 위해 '한국업사이클 기관단체협의회'를 결성하자는 것이다. 자원순환과 업사이클의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어쩌면 흐름은 이미 만들어졌으니 흐름을 촉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체계적이고 상시적인 소통협의체계는 부재하다. 이제 느슨한 연대를 넘어 상설적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협의체가 순환경제사회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기관단체가 더욱 광범위하게 참여할 수 있는 순환경제사회네트워크를 묶어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전국 업사이클 기관들의 공통사업으로서 '업사이클 전국대회'를 개최하자는 것이다. 얼마나 얼마나 많은 실험들이 펼쳐지고 있는지 모른다. 사례를 모으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대회는 매년 개최하되 업사이클 정책포럼, 활동사례 발표대회, 홍보체험부스 운영 등을 담아낼 수 있다. 전국의 자원순환활동가, 업사이클러, 새활용기업 등 다양한 업사이클 주체들이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독려할 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사업비는 정부가 지원하거나 기관별로 분담해도 될 것이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셋째, 업사이클 지원기구(또는 시설) 설치 및 운영 규정을 신설하는 등 법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의 자원순환기본법이나 개정된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에는 관련 규정이 없다. 자원재활용법에 명시되어 있는 재활용센터는 중고물품 교환·판매 촉진을 위한 것으로 기능이 제한되어 있다. 자원순환 활성화와 업사이클 문화 확산을 위한 업사이클센터의 역할과 기능은 이미 입증되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투어 업사이클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왕이면 모든 지자체가 업사이클 관련 시설을 하나씩 건립·운영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만들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