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고유가와 여름철 기상여건의 여파로 8~9월 2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기록한 소비자물가가 10월에도 3% 증가를 기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3.7% 오르면서 두달 연속 3%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발발에 따른 불확실성의 확대로 국제유가도 재급등해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압박이 상당하다. 지난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 처분가능소득(전체 소득에서 이자와 세금을 뺀 금액)은 평균 383만1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줄었으나 가공식품과 외식 등 먹거리 물가가 7% 넘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라면과 커피, 빵, 과자, 생수, 햄버거, 피자 등의 가격은 10%가 넘게 올랐다. 외식은 세부 품목 39개 모두 올랐다. 이로 인해 갈수록 빠듯해지는 살림살이에 주부들은 "마트에서 조금만 담아도 10만원이 훌쩍 넘어 뭘 사기가 무섭다", "과일이 너무 비싸 먹을 수가 없다"며 한숨을 토해내고, 직장인들은 껑충 뛴 음식값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렇게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으면서 김장철을 앞두고 서민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최근 발표한 김장의 주 재료인 배추의 경우 한 포기가 6천원 선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8% 올랐다. 절임배추 가격도 동반상승한 상태다. 여기에 고춧가루, 건고추, 쪽파 등 부재료까지 큰 폭으로 올라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쪽파는 1kg 기준 1만원 선으로 무려 40%나 올랐고, 생강 1kg 가격은 1만7천원으로 2배 가량 올랐다. 또 건고추와 고춧가루도 15%나 상승했다. 태풍과 폭우 등 이상기온으로 인한 작황 부진에 따른 출하량 급감과 농사 인건비 상승, 물류비용이 상승하면서 이같이 뛰었다. 특히 소금값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영향을 미치면서 천정부지로 뛰어 평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2배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4인 가족 기준 김장비용이 지난해 36만450원에서 10만원 이상 더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인식하고 민생물가 안정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김장배추 집중 공급, 천일염·건고추·대파 할인판매 지원 등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김장을 담그지 않는 가정이 늘었다고 하지만 김장은 여전히 서민들의 대표적인 겨울양식이다. 따라서 서민들의 가계부담 숨통을 터줄 수 있는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물량확보와 가격 안정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가격인상 자제 당부나 점검을 뛰어넘는 서민 눈높이의 체감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이 바로 '말로만 민생'이 아닌 겨울을 앞둔 서민들의 마음과 생활을 어루만져야 때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