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12일까지 근현대전시관 2층 기획전시실서 선봬
지역 내 17개 문중 참여… 청주한씨 세보 등 120여점 기증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청주고인쇄박물관은 2일부터 오는 2024년 2월 12일까지 근현대전시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인다호걸(人多豪傑), 청주의 명가'를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청주에서 터를 잡고 사는 문중들이 조상들의 유품과 기록물을 후손들에게 공개하기 위한 바람을 전해왔고 청주고인쇄박물관측 전시를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 제목인 '인다호걸(人多豪傑)'은 고려 태조가 청주를 지칭한 말로 예로부터 땅이 비옥해 인재를 많이 배출한 살기좋은 고장으로 묘사돼 왔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땅이 기름지고 호걸이 많으며 그 풍속이 동남쪽의 으뜸이라 하여 살기 좋은 곳-人多豪傑 東南之走集 地大民租(인다호걸 동남지주집 지대민보)'라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돼 있다.

이번 전시에는 청주지역에서 세거하고 있는 55개 문중 중 17개 문중이 참여했으며 이들 문중이 청주지역에 입향하게 된 배경과 입향조, 중심인물들이 소개됐다.

구체적으로는 경주이씨, 고령신씨, 교하노씨, 기계유씨, 동주최씨, 밀양박씨, 상주박씨, 안동권씨, 안정나씨, 여산송씨, 여흥민씨, 은진송씨, 청주한씨, 파평윤씨, 하동정씨 등이 120여점의 자료를 기증 및 기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이날 전시자료로는 청주 보살사에서 간행한 청주 한씨 최초의 족보인 '청주한씨 세보', 고령신씨 고천군파의 제향과 문중 운영에 관한 계첩 '문중완의(門中完議)', 영원군 신절에게 내린 역대 왕의 어필 탁본인 '열성어필(列聖御筆) 등이 전시관을 채우고 있다.

특히 상주박씨 문중의 경우 송고 박동식이 금강산을 유람하고 기념품으로 구입한 '표주박과 소라', 사용했던 '인장'과 '벼루와 벼루함'까지 다수의 기증품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날 전시를 보기 위해 대구에서 온 이건우씨는 "한산이씨 문중에서 명가전에 대한 소식을 듣고 전시를 보러 오게 됐다"면서 "제사도 점점 사라지는 추세 속에 조상님들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귀한 기회"라고 호평했다.

문중의 전시자료를 일일이 촬영하며 기록한 이상주씨는 "흔히 볼 수 없는 자료이거니와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면서 "청주지역에 세거하고 있는 문중들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도 의미있는 전시"라고 평했다.

2일 청주시 흥덕구 청주고인쇄박물관 근현대인쇄전시관에서 열린 '인다호걸 청주의 명가'에서 이범석 청주시장, 한인섭 중부매일 대표 및 문중대표 내빈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윤재원
2일 청주시 흥덕구 청주고인쇄박물관 근현대인쇄전시관에서 열린 '인다호걸 청주의 명가'에서 이범석 청주시장, 한인섭 중부매일 대표 및 문중대표 내빈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윤재원

한편, 이날 근현대인쇄전시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이범석 청주시장, 조윤명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사무총장, 이양수 국립청주박물관장, 강창부 공군박물관장, 박승순 성균관 유도회 청주지부회장 등 박물관 유관단체와 지역문중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해 특별전 개막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차영호 청주고인쇄박물관장은 "훼손, 도난 등의 위험에 노출된 자료들에 대한 안전한 관리와 보존방안에 대하여도 도움을 주려는 취지로 본 특별전을 적극 추진했다"며, "개인과 문중이 소장한 자료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며 이 땅에 살았던 옛 사람들의 역사이니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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