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연제 청주시 도매시장관리과 주무관

"오랜만~!! 너라면 혹시 가능할 거 같아서 한번 물어볼게. 11월 초에 대출금이 나올 예정인데 처남쪽 일이 있어서 급하게 돈이 필요한데 1천만 원만 빌려줄 수 있을까? 2주 후에 대출금이 나오는데 이자 1% 쳐서 나오는 데로 바로 갚을게. 너한테 좋은 조건이라 생각해."

10년 만에 카카오톡으로 주고 받게 된 안부 인사를 돈 빌려달라는 얘기를 시작한 입사 동기 형이라는 사람의 첫 마디였다. 그렇게 막역한 사이도 아닐뿐더러 심지어 한때 나를 조롱하고 없신 여겨 꽤 오랜 시간 사이가 아주 멀어졌던 사이였던지라 이런 내용의 메시지는 굉장히 당황스러웠으며 심지어 열이 받았다.

순간적으로 말로만 듣던 카카오톡 보이스 피싱을 의심했다. 연초에도 검사를 사칭하는 보이스 피싱 전화를 받은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고자 하였다.

최근 보이스피싱의 사기 수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녀를 사칭하며 친구추가와 앱 설치를 요구하는 경우이다. 결제 또는 회원인증을 한다는 핑계로 신분증 사진,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여 피해자 명의의 휴대전화와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고 은행대출, 카드론 등으로 금전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있다.

두번째, 재난지원금 지급, 백신접종을 빙자한 보이스 피싱 경보 등이 있다. 실제로 금융상담이나 코로나 지원 상담 등이 절박한 사람들은 해당 메시지가 온 경우 메시지에 첨부된 불법 링크를 고민 없이 클릭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휴대전화의 개인정보가 탈취되게 된다.

정부에서는 기존 보이스피싱 범죄 신고가 112, 118(한국인터넷진흥원), 1332(금감원), 국민신문고 등 여러 곳으로 나누어져 복잡함에 따라 이를

보이스 피싱 통합 신고 대응센터를 설립하고 신고체계를 간결화하여 신속 정확한 피해 신고를 돕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신고에서 수사까지'

검/경 합동 긴밀한 연계를 통해 국민 입장에서 범죄 신고, 상담, 수사, 송치, 기소까지 원스톱서비스를 받게 되며 보이스피싱 근절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개개인 스스로도 피싱 범죄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는게 더욱 중요한데 피싱 예방을 위한 수칙은 다음과 같다.

1. 출처가 불분명한 이메일, 문자의 링크 클릭하지 않기 2. 경품 이벤트 등 무분별한 인터넷 이벤트 참여하지 않기 3. 안전한 비밀번호 사용하기 4. 공유기 보안설정 강화하기

김연제 청주시 도매시장관리과 주무관
김연제 청주시 도매시장관리과 주무관

돈을 빌려달라는 입사 동기 형의 긴 메시지를 쭉 보다가, 친구추가를 하여 해당 프로필의 지난 이력을 확인해보았다. (친구추가도 되어있지 않을 정도로 연락을 한 적이 없는 사이였다.) 지나간 사진들을 쭉쭉 넘기다 보니 몇 년 전에 문득 봤었던 결혼사진 등이 눈에 띄었고 은근히 본인의 자존심은 지키기 위해 좋은 조건 제시해준다는 투로 던진 말투 속에서 해킹 계정은 아니라는 걸 확신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사람에 대한 공동선을 지키자는 다짐을 하고 단호하게 답장을 보냈다.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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