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도의회. / 중부매일DB
충북도의회. / 중부매일DB

충북도의회가 지난 6일 연내 해외 공무 출장 재개를 확정한 것은 올바르지 않다.

충북도 의회는 지난 2월 유럽 연수에 나선 건설환경소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지헌 의원의 기내 음주 추태 의혹으로 한바탕 곤혹을 치른바 있다. 이후 도의회 정책복지위·행정문화위·산업경제위·교육위원회의 해외 연수 일정이 줄줄이 취소됐다. 그리고 이제 9개월여 지났을 뿐이다. 해외 연수를 놓고 '외유성 ' 논란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물론 충북도 의회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며 전국 지방자치단체 의회에 포괄적으로 해당된다.

충북도 의회는 과거 문제 됐던 상임위별로 가던 해외연수를 테마연수로 개편했다면서 해외 출장 정당성을 주장했다.

충북도의회 전체 의원 35명 중 22명이 2개 팀으로 나눠 국외연수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에 드는 비용이 1인당 600만원으로 의원 들이 개인부담으로 100-150만원을 낸다고 한다. 그러면 이번 해외연수에 참여하는 의원들에게 세금으로 1인당 450-500만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이번 해외연수는 12월 14일경부터 일주일 넘는 기간 유럽에서 이뤄진다. 이번 해외출장은 12월 예산 반납을 코 앞에 두고 이뤄진다는 점에서 외유성 성격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도 제기된다.

이런 탓에 시민단체들의 눈총도 거세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구태의연하고 관광 일색인 해외연수 대신 우리 지역에 필요한 연구 주제를 선정하는 방식으로의 개선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해외연수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 변화를 위한 시간으로 지난 몇 개월이 과연 충분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연대는 "허술하고 형식적인 준비과정과 결과 보고, 요식행위에 불과한 심사과정 등 여러 부분에 대한 비판이 이어져 왔지만 도의회는 그때마다 남의 일인 양 외면했다"며 "이제야 발등에 불 떨어진 듯 해외연수에 대한 내용을 손보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고 국외 연수에 대한 졸속 진행을 비판했다.

충북도 의회가 연말을 앞두고 해외 출장 계획을 세운 것이 '국외출장 예산 반납' 때문이 아닐 것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받을 상황이 충분한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내년에 국외 출장 계획을 확정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길 조언한다. 틀린 결정을 그대로 밀어 붙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틀린 결정을 용기있게 재 검토해서 올바르게 정상화 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이다.

내년 예산을 촘촘하게 세워 알찬 국외 출장을 계획하는 것이 더 올바른 결정은 아닐까 싶다. 시간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힘든 경제 상황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선량들이 해외 출장 보다는 지역을 더 잘 살피고 돌보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충북도 의회의 결단을 기대한다.

키워드

#사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