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민정 청주시 기암보건소진료소장

가을의 절정을 달리는 11월은 단풍이 물들고 있다. 벌써 늦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이 시작되었는지 아침저녁으론 찬 바람이 불며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특히나 내가 일하는 미원면은 도심지보다 기온이 낮아 일교차가 더 큰 편이다.

올해는 1년 내내 독감이 유행한다고 한다. 보통의 독감은 겨울부터 이른 봄에 호발한다. 독감 예방접종은 항체가 형성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접종 후 2주가 지나야 면역력이 생기기 때문에 늦어도 11월까지는 맞으시도록 홍보하고 있다.

청주시에서는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2010.1.1.~2023.08.31. 출생),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1958.12.31. 이전 출생자), 주민등록상 청주시민으로 되어있는 지자체(60~64세(1959년~1963년 출생자), 50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 사회복지시설 입소자, 특수학교 학생) 대상으로 독감(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독감 예방접종을 맞으면 감기도 같이 예방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독감을 종종 '감기가 악화된 것' 또는'독한 감기'로 오해받는다. 감기의 주된 증상이 콧물,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인 데 반해 독감은 오한, 고열, 근육통이 먼저 나타난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다. 감기는 백신을 만들 수 없지만 독감은 백신을 만들 수 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워낙 다양하지만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한 종류이기 때문이다.

단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매년 백신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독감에 걸린 후 고열이 심해지면서 호흡곤란, 누런 가래가 나오는 기침을 하게되면 합병증으로 폐렴이 의심되므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저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 만성질환자의 경우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벌써부터 독감이 유행인지 감기가 심하게 걸렸다며 약을 타러 오시는 어르신들을 진료하다 보면 감기 증상과 다르게 심한 근육통과 고열을 동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독감에 걸렸다면 합병증 예방을 위해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실내 공기를 따뜻하게 유지하고, 건조하지 않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다. 차고 건조한 공기는 기도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셔 방안에 널어놓거나, 가열식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는 따뜻한 물을 자주 섭취하여 가래의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호흡기관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고열과 통증이 있다면 의료기관에 진료를 받아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민정 청주시 기암보건소진료소장
김민정 청주시 기암보건소진료소장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과일, 채소,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며, 평소에 손을 자주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반드시 휴지나 옷깃으로 입을 가리는 습관들을 익혀 이번 겨울은 독감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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