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시내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주무관

어느덧 공직생활을 시작하고 5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보건소에서의 5년이란 시간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참 짧은 시간처럼 흘러갔지만, 공직자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나는 그사이 반려자를 만나 결혼을 했고 임신을 해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새 생명이 온 것에 대한 기쁨과 환희만이 내 머릿속을 가득 메웠고 태어날 아이와 함께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될 상상만 했었다. 하지만 곧 시작된 입덧의 고통과 함께 앞으로 있을 육아의 걱정이 밀려왔다. 임신 과정이 힘들다는 것은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겪는 것과 상상했던 것은 전혀 달랐다. 뭐라도 먹으면 화장실로 달려가야 했던 임신 초기에는 '이거 열 달을 도무지 버틸 수가 없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뿐이었고, 환절기마다 심해지는 비염을 약으로 해결했었는데 임산부인 나는 그냥 지나가길 기다리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또 보건소에서 처음 맡았던 업무가 모자보건사업이었던 만큼 여러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고 자만했었지만 5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기억은 흐릿해졌고 초보 담당자로 미처 공감하지 못했던 예비 엄마의 걱정들은 훨씬 많았다. '임신 시기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지?','태아를 위해 무엇을, 어떤 것을 해야 하지?','출산 이후에는 무엇부터 준비하고 행동하고 나중에 아기의 교육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하지?' 등 모든 것이 걱정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직원이 아닌 청주시 예비 엄마의 한사람으로서 보건소 모자보건 서비스의 도움을 받고자 찾아가게 되었다. 청주시 모든 보건소에서는 모자보건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엽산제·철분제 지원, 풍진 검사는 물론 임산부 주차표 등 편의 사항에 출산 이후 초보 엄마로서 배움이 용이하도록 산후도우미 지원까지 뒤따르고 있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주말에도 임산부의 날을 운영하고 있고 최근에는 생애 초기 가정방문을 통한 임산부, 신생아의 건강 관리 사업까지 지원된다고 한다.

몇 년 전과 비교해 여러 방향으로 확대된 사업들을 안내받고 나니 마치 암흑 속에 한 줄기 빛처럼 나의 답답함과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다. 상상하던 것과 다르던 임신 출산 과정에 무력함을 느끼던 나에게 앞으로 다가올 과정을 두려움 없이 맞을 자신감을 되찾아줬다.

2023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명 수준 이하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인구의 자연 소멸 현상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양육에 대한 교육·경제적 부담, 불안한 사회에 대한 걱정 등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초기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보가 어둡고 도와줄 곳이 없이 혼자 감당하여야 하는 두려움도 저출산에 원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청주시 모든 예비 엄마들 옆에서 묵묵한 후원자가 되어 주는 보건소가 있는 한 그런 두려움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우리 보건소 또한 저출산 시대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다양한 모자보건사업 발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시내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주무관
김시내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주무관

또한 나도 이번에 겪은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모자보건사업의 담당자로 다시 돌아가 처음에 서툴렀던 초보 담당자가 아닌 내가 받은 도움들을 미래의 예비 엄마들에게 정성껏 되돌려 줄 수 있는 담당자가 되고 싶다. 더불어 더 많은 전문지식과 업무 경험을 쌓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는 다짐도 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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