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빈대는 몸길이 5㎜ 내외의 크기이며 몸은 넓고 평평하다. 머리는 작고 더듬이는 4마디로 되어 있다. 밤에 나와 긴 주둥이로 사람의 피부를 찔러 피를 빨아먹는다.

전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물릴 경우 심한 가려움증, 피부 감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빈대는 최소한의 환경이 갖춰진 따뜻하고 습한 장소를 발견하면 눌러앉아 낮에는 철저하게 어두운 곳에 숨고 밤에 나와 흡혈하며 엄청난 속도로 번식한다.

납작하고 작다는 특징을 살려 낮에는 벽의 틈 사이나 침대 이음새에 숨었다가 빛이 없는 밤이 되면 기어나와 피를 빠는데 꼭 어두울 때 활동한다. 빈대는 모기보다 지능이 떨어져 피가 잘 나오는 곳을 찾을 때까지 한 번에 수 방에서 수십 방 씩 이동하며 계속 물어 뜯는다.

"빈대 붙는다.", "빈대도 낯짝이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라는 빈대와 관련된 속담이 있다. 한술 더 떠 "빈대 미워 집에 불 놓는다.", "집이 타도 빈대 죽으니 좋다." 하는 속담도 있을 지경이다. 속담의 주인공이 될 정도로 그만큼 빈대는 우리 일상 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해충이었다.

그러다 1970년대 DDT 살충제 도입 등으로 빈대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4년부터 약 10년간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빈대 관련 신고는 9건에 불과했다.

오랜기간 자취를 감췄던 빈대가 재등장했다. 잊히다시피 했던 빈대가 전국 각지에서 출몰하면서 국민들이 빈대 포비아에 시달리고 있다. 명확한 원인도 모른 채 빈대 신고가 이어지면서 빈대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빈대 정부합동대책본부'까지 출범시키는 등 국가적 차원의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충남에서도 서산과 아산에서 빈대가 출몰해 충남도와 시군이 빈대 박멸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 6일부터 빈대 피해 예방 및 대응을 위한 빈대 대응 합동대책본부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합동대책본부 본부장은 도 복지보건국장이 맡으며 보건방역총괄반, 상황지원반, 살충제총괄반, 소관시설관리반, 언론대응반으로 구성했다.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합동대책본부는 앞으로 빈대 예방 홍보, 다중이용시설 위생점검, 방제·소독 지원, 콜센터 운영 등 빈대 대응 활동을 합동 추진하고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현황·실적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노력은 물론 각 가정에서도 위생관리에 철처히 신경써야 한다. 럼피스킨병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이제는 빈대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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