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심민정 충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경사

올해 6월 수원의 한 아파트 냉장고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된 '영아 시신 냉장고 유기 사건'을 계기로 아동의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시금 집중되었다.

이에, 경찰에서는 금년 6월부터 유관부처와 합동으로 예방접종시스템상 임시신생아번호로만 기록된 '15년생~22년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으로 '10년생~14년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 바 있다.

법무부에서도 임시신생아 번호기록을 근간으로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그 대상 범위를 외국인 아동으로까지 확대하였다.

이런 전수조사를 통해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소재 및 안전을 확인하고, 유기와 방임 그리고 매매 등 아동학대 범죄혐의가 있을 때는 수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서울 양천구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사건 '정인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정부는 아동에 대한 즉각 분리제도, 전담 공무원 배치, 경찰과 지자체 상호간 아동학대 정보공유가 가능한 '행복이음' 전산망 구축 등 사회적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한 바 있다.

경찰도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 새싹지킴이병원 등 유관기관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본격 수사 이전이라도 재범 우려가 있다면 가해자와 피해 아동을 적극 분리하는 등 긴밀히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각고의 노력에도 아동학대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경찰의 아동학대 검거 건수는 2019년 4,645건, 2020년 5,551건, 2021년 11,572건, 2022년 11,970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8월까지는 검거 건수가 8,808건으로, 한 달에 1천건 이상의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아동학대 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아직도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보지 않는 개인적 성향과 더불어 우리나라 특유의 유교문화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가부장적 문화가 자연스럽게 아동학대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고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관여가 정서적 학대로, 과도한 훈육이 체벌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아동은 독립된 인격체이며, 주체성을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심리학자이자 양육 전문가인 프란시스코 페레는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고 말했다. 아무리 부모라도 보호자라는 명분 아래 그 어떠한 학대도 있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보호자는 아동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으며, 아동은 보호자의 감정의 도구가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심민정 충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경사
심민정 충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경사

아울러 '아이 하나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에도 있듯이, 아동의 올바른 정서 및 신체의 성장을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관심과 애정으로 양육과정을 지켜봐 줘야 한다.

다가오는 11월 19일은 아동학대예방의 날이다.

추위가 성큼 다가오는 시기에 더 이상 아동학대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아동의 마음 또한 늘 따뜻하고 행복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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