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순상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 인구교육 전문강사

임산부 조례의 목적은 임산부 및 영아 보호 상담에 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안전하고 건강한 출산과 영아의 생명권 및 인권을 보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충청북도에서는 임산부를 '국가 유공자급 예우'를 제공한다는 소식이 반갑기만 하다. 전국 지자체 중에서 최초로 임산부 조례를 제정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임신은 하나의 생명이 잉태되고 탄생하기까지 걸리는 280일의 고귀한 여정이다.

이 고귀한 시간 끝에서 마주하는 탄생은 임부에게 기적으로 다가온다. 그렇지만, 임신 중의 호르몬 변화, 신체적 불편함, 그리고 혹시나 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적지 않은 스트레스와 심리적 불안은 임신 기간 내내 임부와 한 몸으로 동행한다. 두 생명의 심신 건강을 위해 임부 스스로 내면의 힘을 기르고 잘 돌볼 수 있도록 정서 심리에 대한 따뜻한 정책과 배려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이다.

산부인과 근무 당시 내원자 중에는 임신 우울증으로 '실어증'이 오기도 하고, 산후조리원 입실 후 아기를 두고 몇 시간 동안 외출하고 돌아오는 산모, 임신 중간에 유산으로 아픔을 겪어야 하는 임부들을 많이 경험함으로써 임산부의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됐다. 상담학을 전공한 자로서 '임산부 전문 상담사'을 양성하고 싶어서 십여 년 전 몇 몇 교수님을 중심으로 상담협동조합을 설립하여 민간 자격증을 신청하게 됐다. 그런데 다른 민간 자격증은 통과가 되었는데 '임산부 상담'이라는 자격과정은 현재 보건소에서 모자상담을 한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그 후 '태교상담사'라는 자격과정으로 다시 신청했으나 그마저도 할 수 없다고 해서 두 번 죄절했다.

이후 교육강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접근해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시간도 갖고, 잘못된 지식은 재인식 시켜주고 때론 토닥이면서 임산부 스스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했다.

식사시간이나 티타임 시간을 가지면서 개인의 불안과 두려움은 임신 주수에 따라 다르지만, 그러면서 본인은 요즘 엄마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트렌드 성향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는다.

임산부의 정신건강은 임신 기간과 출산 후 임산부 정신건강을 의미한다. 'Americ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산모의 약 15%가 산후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모자(아기와 임부) 관계와 아이의 인지 및 정서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서에서 우리는 '임산부의 정서 심리는 자궁 내 아기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순상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 인구교육 전문강사
장순상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 인구교육 전문강사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 부분에서 경제적 지원은 더 증가하고 있지만, '아기'와 '임부' 두 생명의 건강을 위해서 임신 중에 발병된 불안과 우울감을 낮추어 주는 그러한 정책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우울과 불안을 '각자도생'의 범주를 넘어서 서로 공감하며 토닥일 수 있는 유대 관계형성은 임신 중에 느껴지는 심리적 불안과 우울감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나가는데 도움을 준다. 두 생명(아기와 임부)이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엄마 '몫'을 잘 돌보고 살필 수 있도록 조금 더 세심하고 조금 더 촘촘하게 임산부 조례가 제정되길 소망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