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윤여군 기자〕충북 옥천군에 거주하는 임정매 시인이 첫 시집 '수상한 평행이론'(도서출판 애지 刊·128쪽)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1부 '강의 심장을 훔칠 수 있을까요', 2부 '호박 속처럼 환해야', 3부 '뿌리들 안으려면', 4부 '우리가 되어야 한다는'으로 나눠 모두 55편의 주옥같은 시를 담았다.

시집 속의 시편은 '관계'를 키워드로 이름도 없이 역사 속으로 스러져 가는 들풀 같은 사람의 이야기를 간절하고 순정한 눈빛으로 형상화했다는 평을 듣는다.

표제작 '수상한 평행이론'은 삶과 죽음의 관계에 관한 어머니의 수상한 이론을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감각으로 그려냈다.

또 '심천역에서'는 관계 속에 내재 한 잿빛 불안들에 관해, '잡곡밥'은 단단한 콩 두 알에 담긴 땅의 철학에 관해 이야기했다.

임 시인은 탄생하고 소멸하는 순환과정을 겪으며 기대와 고통, 기쁨과 슬픔을 딛고 개인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핵심이 '관계'라고 보았다.

해설을 쓴 이민호 시인은 눈을 감아도 사물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익숙함과 눈 뜨고 있어도 거부할 수 없는 삶의 역정이 시에 담겼다고 읽었다.

추천사에서 이경자 소설가는 "감춰야 한다고 해서 꾸역꾸역 싸맨 관능들은 감춰지지 않아서 문자로도 뜨겁고 순수하게 출렁거렸다"라고 했으며, 김병호 시인은 "선명한 그림과 조곤조곤한 속삭임 사이를 오가는 솜씨가 능수능란하다"라고 썼다.

임 시인은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뒤 2018년 '작가마당'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대전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에서 근무한다.

임정매 시인은 "저의 첫 시집을 통해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로 잊혀가는 무수한 관계의 흐름을 읽고, 다시 사람을 품어 안을 수 있는 따스한 힘을 독자가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