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정일 청주서부소방서장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찾아오고 있다. 누군가에게 첫눈을 기다리는 겨울은 소방관에게는 유독 긴장감이 높아지는 계절이다. 겨울은 계절의 특수성 때문에 다른 계절에 비해 화재 발생 빈도와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소방에서는 화재 안전 분위기 조성을 위해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을 운영하여 자율적인 안전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2024년 2월까지 선제적 예방관리와 소방 대상물별 맞춤형 화재예방대책을 위한 6개의 추진 전략과 21개의 중점 추진 과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요즘 주변에서 쉽게 요양병원을 볼 수 있다. 요양병원을 볼 때마다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2018년 밀양요양병원 화재, 2019년 김포요양병원 화재가 떠오른다. 최근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거동 불편 환자가 있는 취약 시설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시설에 화재가 발생 등 대형 사고가 우려된다.

겨울철 화재예방대책을 준비하면서 신속한 대피가 어려운 요양시설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를 최소화 하고 신속한 화재진압을 할 수 있는방법을 고심하고 또 고심했다.

이에 우리 소방서에서는 요양·장애인시설 60개소에 대해 화재안전대책 매뉴얼을 제작하여 활용하고 있다. 요양시설 화재안전대책 매뉴얼에는 각 층별 도면에 내부사진을 매치하여 한눈에 볼 수 있는 평면도를 작성하고 건물 세부현황, 화재발생에 따른 대응방안 수록, 화재진압작전도, 출동정보 등 현장 대응 시 필요한 요양시설 자료들을 짧은 시간에 파악할 수 있는 정보들이 담겨있다. 이러한 매뉴얼을 통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화재진압과 인명구조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요양병원 화재 발생 시 대응도 중요 하지만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 관계인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요양시설 화재 시 인명피해를 최소화 하는 안전수칙과 화재 예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첫째 요양병원 소방안전관리자는 화재안전관리를 위해 소방계획서를 수립하고 소방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 하여야 한다. 특히 요양병원과 같은 피난약자들이 많은 시설은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 관계인의 초동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소방시설에 대한 관계인의 적극적인 관심이 중요하다. 어르신들이 많은 요양병원은 소화장치를 사용하기 힘들어 화재 초기에 어려움이 있으며 화재에 취약하다. 이러한 이유로'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신규 요양병원은 소방시설(스프링클러설비 등)설치가 의무화됐다. 화재 안전을 위해서는 관계 법령에 따른 적극적인 안전대책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를 예방하는 것이다.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문어발식 전기 콘센트 사용을 절대 금하고 전기 열선의 경우 특정 부분이 접히는 등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서정일 청주서부소방서장
서정일 청주서부소방서장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 노인 계층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도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도 올해가 안전한 겨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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