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의 의료 환경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충북대학교 의대 정원 증원과 충북대병원 충주분원 건립을 위해 꾸민 말이 아니다.충북의 취약한 의료 현실은 관련 통계와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충북의 기대수명과 치료 가능 사망률은 최하위다.2020년 기준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3.5년이다.수도권 83.9명, 비수도권 83.1명이지만 충북은 82.6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특히 응급실 이용 인구 1만 명 당 도착 전 사망한 응급환자 사망자 수는 80명이다.전국 1위다.서울 16명, 전국 평균 26명보다 최고 5배 많다.이는 충북의 의료 인프라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의료 시설 접근성은 서울 3분이지만 27분으로 차이가 크다.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는 최하위인 1.3명에 불과하다.인구 10만 명 당 의료 인력 수는 서울 1천56명의 절반인 549명이며, 세종 423명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다.

상급종합병원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충북대병원 1곳뿐이다.상급종합병원은 모든 진료 과목을 갖추고 중증질환 등 난도가 높은 의료 행위를 전문으로 하는 3차 의료기관이다.보건복지부가 3년마다 평가해 지정한다. 권역별로는 서울권 14개, 경기권 8개, 경남권 7개, 경북권 5개, 전남권 3개, 충남권 3개, 전북권 2개, 강원권 2개, 충북권 1개 등이다.

충북은 3차 의료기관이 1곳밖에 없어 중증질환자의 수도권 원정진료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충북지역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한 민관정 공동위원회에 따르면 2018∼2022년 최근 5년간 도내 암 환자 중 9만4천 명이 서울 5대 병원에서 원정 진료를 받았다.지난해 서울 5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도민 7만1천여 명의 진료비는 2천71억 원에 이른다며 열악한 의료 환경을 꼬집었다.

의대 정원도 충북대의대 49명,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40명 등 89명에 그친다.인구 규모가 비슷한 강원 267명, 전북 235명, 광주 250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민관정 공동위는 지난 6일 세종정부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최우선 의대 정원 증원, 지역 의사제 도입 ,국립 치과대학 설립 등을 촉구했다.이 단체는 "충북의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지역에서 근무할 의사 양성 규모를 늘리고, 이들이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는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국립 치과대학 신설, 오송 K바이오스퀘어 카이스트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도 요구했다.

지금도 충북에서는 상급종합병원과 전문의 부족 등으로 병원 뺑뺑이를 돌다가 허망하게 사망하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정부는 충북대의대 정원 증원과 충북대병원 충주분원 건립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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