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폐점… 옥복남·전재순씨 "열심히 일해 후회 없어"

38년 전통 옥전만두가 오는 20일 역사의 뒷안길로 사라진다.(사진 왼쪽부터 전재순씨. 옥복남씨).  /정봉길
38년 전통 옥전만두가 오는 20일 역사의 뒷안길로 사라진다.(사진 왼쪽부터 전재순씨. 옥복남씨). /정봉길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옥전 만두를 더 이상 맛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나 아쉽고 서운해요"

38여년동안 제천지역 상인들과 함께 했던 '옥전 만두집'이 오는 20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옥전만두 사장은 둘이다. 전재순씨(68세)와 옥복남(71세)씨.

옥 사장과 전 사장의 만남은 남편들 때문에 이뤄졌다고 한다.

두 사장들의 남편들이 서로 친구이다보니 우연찮게 친분이 두터워져 동업을 시작하게 된 것.

비록 시작은 미약했다. 1986년. 이들은 남천동 3평 남짓 상가에서 만두집을 시작했다.

만두속에 들어가는 두부가 1일 1~2모 정도밖에 되지 않을 만큼, 영업은 힘들었다.

이렇게 3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난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처럼 이들에게도 행운이 찾아왔다.

이들은 서로 쌈짓돈을 꺼내 중앙시장 먹자골목을 찾았다.

과거 중앙시장 먹자 골목은 번성했었다.

인근지역에 상가들이 없었던 터라 많은 사람들이 먹자골목을 찾아 주린 배를 채웠다.

그때부터 옥전만두의 명성이 알려진 것이다.

옥전만두 이름은 두 사장의 성을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이 곳에서 15년 시간을 상인들과 함께 동고동락했다.

이 긴 시간동안 이들의 우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2004년. 이들은 내토시장에서 새로운 터전을 잡는다.

두 사람은 그동안 벌은 돈으로 지금의 건물을 샀다.

초심을 버리지 않은 두 사장의 의지는 단골손님들을 불러들이기에 충분했다.

늘 좋은 재료를 쓰고 정성을 다해 만들어야 최상의 맛을 끌어낼 수 있다는 두 사람의 신념.

때문에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그 맛은 변하지 않았다.

현재는 1일 만두속 두부가 150모가 들어갈 정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진 못했다. 70세의 나이를 맞은 이들에게는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설상가상 이 건물이 팔린 것이다.

제천시가 국비를 지원 받아 이곳에 다목적광장을 조성하기 위해 옥전만두집 건물을 매입을 한 것이다.

이에따라 오는 20일이면 20년간 정들었던 내토시장을 떠나야만 한다.

취재 당시 옥전만두를 찾은 이 모씨(49세 여) "옥전 만두는 제천시민들이 모두 알 정도로 제천의 맛집이다. 이렇게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고 서운하다"고 말했다.

옥 사장은 "체력이 한계에 도달해 몇 년전부터 일을 그만 둘 생각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일했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맛을 떠나 항상 옥전만두를 잊지 않고 찾아준 상인 및 고객들에게 감사하다"며 눈시울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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