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안길 전경.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중부매일DB 
성안길 전경.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중부매일DB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최근 2024년 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하면서 내년 도정 운영 방향으로 '안전', '문화', '미래', '의료'를 강조했다.정부와 정치권이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내건 가운데 충북에서는 서민과 소상공인, 청년과 노인 일자리 등 민생 관련 정책이 후순위로 밀려 걱정된다.

김 지사의 시정 연설문을 키워드로 분석한 결과 '안전'이 14회로 '충북' 47회, '도민' 15회 다음으로 많이 언급됐다. '안전'과 같은 맥락인 '재난'과 '재해'도 각각 4회, 3회 거론돼 '안전'에 힘을 실었다. 지난 7월 14명의 희생자를 낳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계기로 안전을 도정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김 지사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문화'와 '미래'는 각각 11회로 뒤를 이었다. 김 지사 1호 결제사업이자 미래 먹거리인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 사업의 역점 추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의료'는 10회 언급됐다.공약인 의료비 후불제와 지역 현안으로 부상한 도내 의대 정원 증원과 충북대병원 충주분원 설립 이슈와 맞물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농업 분야도 핵심 사업에 포함됐다. '농업' 7회, '농촌' 4회, '귀농' 5회, '귀촌' 4회 등 모두 20회 나왔다.전국 최초 도농 상생형 일자리사업인 도시 농부, 못난이 농산물 등 농업에 대한 김 지사 관심을 엿볼 수 있다.

반면 경제 관련 단어는 예년보다 줄었다.'경제'는 6번, '경기'는 2번에 그쳤다. '창업' 6번, '기업' 4번, '일자리'와 '중소기업'은 2번씩 언급했다.

다들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지난 6월 코로나19 상황이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공식 전환됐지만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 확대 정책 여파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3고 현상이 겹쳐 서민과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지난 10월 통화정책 수장인 한국은행장이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 진단을 내릴 만큼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좀처럼 경기가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정부가 뒤늦게 민생을 외치고 있으나 실상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강도 물가 억제 정책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속담이 있다. 무엇보다 먹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일부는 보험까지 깨며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있다.무능한 정부에 서민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이다.도내 소상공인단체는 민생은 정부가 챙겨야 하는 정책이라 도정 우선 순위에서 빠졌다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충북도는 도민이 피부에 와닿는 특단의 민생 지원 정책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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