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2023년 12월 19일은 상하이 홍구공원(虹口公?) 폭탄투척 사건의 영웅인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 1908-1932) 의사 순국 91주년이 되는 아주 뜻 깊은 날이다.

윤봉길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오전 11시 50분경 일제가 상하이 홍구공원에서 천장절(天長節 : 일왕 히로히토 생일)과 상해 점령 전승기념 축하행사를 엄숙하게 진행하는 도중 갑자기 단상을 향해 물통 폭탄을 투척하여 일제는 물론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경천동지(驚天動地)할 테러(terror)로 인해 일본군 총사령관인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 義則)와 상해 일본거류민단장인 가와바타 사다쓰구(河端貞次)는 사망하고, 중국 공사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는 오른쪽 다리가 부러져 절뚝 발이가 되었으며. 제9사단장 우에다(植田謙吉) 중장은 왼쪽 다리가 잘리었고, 제3함대 사령관인 노무라(野村吉三郞) 중장은 오른쪽 눈을 잃었다. 이밖에 무라이(村井) 상해 총영사와 토모노(友野) 거류민단 서기장은 중상을 입었다. 그러자 중국 국민당 장개석(蔣介石) 총통은 "중국 100만 대군도 하지 못한 일을 조선의 한 청년이 했다"고 극찬했고, 이후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원했다.

그러나 윤봉길 의사는 거사 직후 체포 연행되어 감옥에서 온갖 고초를 겪다가 1932년 12월 19일 금택형무소 교외 삼소우 공병작업장에서 잔혹하게 총살되어 25세를 일기로 순국했다. 일제는 윤봉길 의사의 무릎을 강제로 꿇려 굴욕적인 낮은 자세로 십자가에 붙들어 매고는 눈과 이마를 헝겊으로 가리고 전방 10미터 거리에서 딱 한 발의 총알로 이마 정중앙을 명중시켰다. 그러자 윤봉길 의사의 이마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와 헝겊을 붉게 물들이는 바람에 마치 일장기를 그려 놓은 것 같았다. 그리하여 우리 한민족이면 누구나 치욕적인 그날을 결코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매헌 윤봉길 의사는 1908년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에서 아버지 윤황(尹璜)과 어머니 김원상(金元祥)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파평(坡平)이고 호는 매헌(梅軒)이다. 10세 되던 해인 1918년 덕산보통학교에 입학하였으나, 다음 해에 3·1운동이 일어나자 이에 충격을 받아 일제의 식민지 교육을 거부하고 자퇴했다. 그 후 윤봉길 의사는 동생인 윤성의와 함께 한학을 공부하였고, 14세 때인 1921년부터는 오치서숙(烏峙書塾) 훈장인 매곡(梅谷) 성주록(成周錄) 선생 문하로 들어가 사서삼경을 배웠다. 문장력이 뛰어나 1923년 오치서숙의 시 대회에서 장원을 했고, 1928년에는 시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1926년에 오치서숙을 졸업하고, 독학으로 국사와 신학문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농민 운동에 관심을 갖고, 오치서숙 동창들과 뜻을 모아 야학을 개설했다. 그는 가난하여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농촌의 청소년들에게 한글, 역사, 수학, 과학, 농업 등을 가르치면서 수업의 교재로『농민독본』을 저술했다. 또한 그는 1929년에 부흥원(復興院)을 설립하고 인기리에 '토끼와 여우'를 공연했다. 그러자 윤봉길 의사는 일본 경찰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윤봉길 의사는 월진회(月進會)를 조직하고, 이를 기반으로 농촌자활운동을 펴나갔다. 그리고 농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수암체육회를 조직했다. 일제의 감시가 점점 더 심해져 활동이 어렵게 되자 윤봉길 의사는 23세 때인 1930년 3월 6일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 유서를 남기시고 충의대교를 건너 중국 상하이로 망명해 백범(白凡) 김구(金九) 선생의 지도하에 항일독립운동을 전개하여 조국 광복에 크게 기여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에서는 1965년부터 기념관 건립, 평전과 전집 발간, 동상과 숭모비 건립 등 다양한 선양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사단법인 월진회에서는 매년 4월 29일 상해의거 기념일을 경축하기 위해 1972년에 사적 제229호로 지정된 충의사(忠義祠)에서 매헌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한편 다무라 미츠아키 일본 호쿠리쿠대 교수가 일본 이시카와현(石川縣) 가나자와시(金澤市)에서 양심 있는 일본인들과 함께 '윤봉길과 함께하는 모임'을 발족하고 추모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사단법인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회장 명노승)는 2023년 12월 19일 오전 11시에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윤봉길의사 묘소에서 순국 91주기 추념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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