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의사당 전경. / 중부매일DB
국회의사당 전경. / 중부매일DB

연말 임시국회가 인사청문회, 예산안 협상 등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인가 보다.여기에다 쌍특검으로 불리는 김건희 여사 대상 특검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안 처리도 있다. 충북도와 연관 있는 오송참사 국정조사를 비롯해 이른바 3국조 의결도 쟁점이 되고 있다.

여야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주도권 다툼에 나선 형국으로 국회에서 수 싸움으로 날을 지새고 있다. 주도권 잡기 경쟁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야 모두 표심을 위해 '상대 약점 '캐기와 진영 논리를 강화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내년도 예산안은 이미 법정시한을 넘겼다. 국회는 지난 2일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어야 하지만 2주가 지난 지금도 예산안은 표류중이다.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급한 선거구 획정도 아직까지 못하고 있다. 비례대표 선출 방식도 입씨름만 무성하다. 할 일은 하지 않고 쟁점에 치우치다 보니 국회 운영이 제자리 걸음이란 비판을 받는다.

여당은 야당이 국정 발목잡기를 한다고 하고 야당은 국정이 엉망이라고 비판한다. 정치권은 예산안 심사를 위한 임시국회를 소집했지만 다음주부터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파행이 이뤄질 경우 어디로 불똥이 튈지 알 수 없다. 인사청문회와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예산안 협상도 사실상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야간 힘겨루기만 있는 형국이다.

사실 이런 상황이 반복 되는 것은 이른바 일괄 처리라는 잘못된 국회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산안과 다른 법안들, 특히 쌍특검, 3 국정조사 등 정쟁 요소가 강한 사안을 함께 처리하는 것은 문제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다. 내년 예산은 정부가 살림살이를 하기 위해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사안이다. 반면 쌍특검을 비롯해 쟁점 법안들은 시급성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토론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예산안과 쟁점 법안을 분리해 처리하려는 모습이 필요하다. 청문회는 청문회대로, 예산안은 예산안 대료, 쟁점법안은 쟁점법안대로 처리하면 된다. 이걸 한꺼번에 묶어서 처리하려고 하다보니 전체가 브레이크가 걸린다. 정치권은 이를 알면서도 서로 이해관계 때문에 모르쇠로 일관한다. 상대방 탓만하고 협상과 타협은 제대로 하지 않는다.

올해도 이제 보름도 남지 않았다. 국회가 실제로 가동 될 날도 연말까지 짧다. 한해를 보내는 마음들이 송년회와 단합대회 등으로 연일 이어진다. 올해를 잘 보내고 내년엔 더 잘 해보자는 '송구영신 '이다.

여야 정치권은 예산안을 우선 처리하고, 그 이후에 각종 현안을 들여다 보면 좋겠다. 집안 싸움도 우선 살아가면서 하는 것 아닌가. 살림살이를 뒤로 미루고 싸우면 그 집안은 거덜나게 돼 있다. 나라 예산은 여염집 살림살이와 같은 것이다. 살림을 뒤로 미루면 그 집은 거미줄만 쳐지게 된다. 청소라도 하려면 빗자루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국민들 모두 지켜보고 있는 연말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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