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대상' 인식 깨고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 주체자로 변모

 

편집자

고령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충북의 경우만 해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20년 27만6천900여 명에서 2040년 두배 이상인 6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1955~1963년생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인구로 편입되면서 증가하는 노인들의 복지욕구를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가 지방정부는 물론 국가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인이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젊은 날의 경험과 지혜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돌봄의 주체'로 신(新)노년 문화를 열어가고 있는 진천군노인복지관(관장 이종욱)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후배들의 길이 되는 선배시민이 지역사회와 함께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에 힘쓰고 있는 그 새로운 패러다임 속으로 들어가 봤다.

 

 

다양한 어르신 체감·공감 프로그램 운영

1999년 11월 5일, 충북 도내에서 3번째 노인복지관으로 문을 연 진천군노인복지관은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자원체계를 통합해 다양한 욕구와 특성에 맞는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지역사회 돌봄, 상담사업, 건강생활지원, 노년 사회화교육, 지역자원 개발 및 지역복지연계, 사회참여 및 권익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진천군노인복지관은 소리민요, 가요, 댄스, 합창, 관절태권도, 실버에어로빅, 영어, 한글·한문·일본어반, 난타, 색소폰, 하모니카, 선체조 등 자기계발은 물론 시대적 트렌드를 읽고 발맞춰 나갈 수 있는 컴퓨터 교실, 초·중급 스마트폰 교실 등의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화로 배우는 인문학, 마을환경지킴이 참여자 간담회, 지역 자긍심을 위한 지역 기관·기업체 견학, 후배시민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체험활동 등을 진행했다.

이밖에도 치매예방인지활동, 우울예방 프로그램인 '싱글방글 즐겁데이', 심리지원 프로그램인 다육이로 보는 세상, 신바람 운동회, 생거진천 들국화문화축제 등을 통해 나 자신에서부터 시작해 지역사회에 까지 파급될 수 있는 자존감 향상과 행복을 찾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지역 살피는 든든한 어른'으로 자리매김

이 중 진천군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선배시민대학'을 졸업한 어르신들로 구성된 '선암회'의 활동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바위처럼 든든한 존재'를 뜻하는 선암회(先巖會)는 2015년 조직이후 지역사회의 든든한 울타리로 자리매김하며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바꾸고 있다.

진천군 선배시민대학은 'No人인가 Know人인가 - 나를 선배시민이라 불러다오', '생각하는 나인가, 생각 당하는 나인가', '생존의 집에서 실존의 집으로', 선배시민과 돌봄, 세대공감, 선배시민과 권리형 실천, 리더십 등 세상의 눈, 세상 읽기, 세상 만들기 교육과정을 통해 나 자신을 변화시키며 노년기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은 물론 웰다잉, 지역 주요 역사인물 탐구, 지역사회 내 환경문제, 자원이용, 주요 시설물 견학을 통해 지역 각 분야의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커리큘럼은 단순한 교육에 그치지 않고 각종 정책 제안으로 이어져 생거진천사회복지관 주변 인도 재정비, 노인복지관 주변 노인보호구역 지정, 하상주차장 계단 안전손잡이 설치, 생활쓰레기 불법야적장 정비, 도로코너 주정차 근절대책 추진, 장애인복지관 주변 환경정비, 보재 이상설 선생 묘소 정비 등 크고 작은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복지관 경로식당 배식봉사, 들국화 카페 봉사, 지역 유명인 홍보활동, 지역 의료진 및 소방관 격려 캠페인, 시니어 서포터즈 홍보단 활동 등의 지역 돌봄활동은 물론 선배시민 포럼, 진천군의회 방청, 학교밖청소년센터와 업무협약 등 지역사회와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선암회 활동이 각종 언론매체와 책자에 소개 되면서 광주 광산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경북 영주시노인복지관, 음성군노인복지관, 중원노인종합복지관 등 전국 각지에서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충북선배시민 자원봉사센터'로 지정

특히 진천군노인복지관은 올해부터 '충북선배시민 자원봉사센터'로 지정돼 도내 노인복지관의 실무자와 기관장 교육, 자원봉사단 리더교육, 선배시민 지역대회 등을 주관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9월 진천에서 열린 '2023 충북 선배시민대회'에는 도내 15개 노인복지관 기관장과 실무자, 선배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코로나 시국을 벗어난 현장에서 웃음꽃을 피우며 우의를 다졌다.

이같은 활동에 힘입어 진천군노인복지관은 올해 취약노인보호사업 공모전 최우수상, 전국노인자원봉사 대축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 했으며, 복지관 후원단체인 생거진천카네이션클럽이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KBS사장상을 수상하는 결실을 맺었다.

앞으로 진천군노인복지관은 고령사회의 대안과 미래 50·60세대를 위한 선배시민 교육지원센터를 부설기구로 설치하고, 선배시민 육성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데 주력해 '생거진천의 행복지수'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인터뷰] 이종욱 진천군노인복지관장

선배시민·후배시민 소통에 충실한 가교역할 수행

이종욱 진천군노인복지관장
이종욱 진천군노인복지관장

"어르신 한 분, 한 분이 아름다운 '사람 꽃'이죠. 모든 복지관 이용자분들이 당당하고 활기차게 지낼 수 있도록, 또 인생의 추억을 많이 간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종욱(61) 진천군노인복지관장은 만나는 어르신들에게 언제나 환한 미소를 전하는 '미소천사'로 불린다.

신문기자 출신인 이 관장은 언론사에서 16년 정도 근무하다가 대학원에서 취득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발판 삼아 2005년 진천군노인복지관에 입사했다. 이후 사회복지사 과장으로 3년, 사무국장으로 8년 간 일한 후 2021년 관장으로 취임했다. 일명 '낙하산 관장'이 아닌 사회복지사로 현장에서 차근 차근 단계를 밟았기 때문에 진천군노인복지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런 만큼 애정도 깊다.

또 진천군노인복지관이 충북 도내에서 3번째이며 군 단위 첫 개관이라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모범적이고 선진적인 복지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갖고 있다.

이 관장이 어르신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존중받고 있다'는 마음과 '내 인생에 이렇게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구나' 하는 추억을 안겨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 모든 행사와 프로그램에 되도록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해 사회도 보고 재능도 발휘하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도록 하는 것이 복지관의 기본 철학이다.

복지관에서 발행하고 있는 소식지 '생거진천노인들'에도 시니어 서포터즈 홍보단을 구성·운영하고 있으며, 복지관 지하에 있는 '들국화 카페'도 지난 8월 매달 새로운 행사와 전시가 펼쳐지도록 '카페 & 갤러리'로 재정비 했다. 이런 세심한 운영은 어르신들이 복지관에 머무는 시간을 더 큰 행복감으로 채웠으면 하는 이 관장의 진심이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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