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0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진행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원인규명 합동수사본부' 현장합동 감식에서 과학수사대 요원들이 터널 내부로 진입하고 있다. /중부매일DB
지난 7월 20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진행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원인규명 합동수사본부' 현장합동 감식에서 과학수사대 요원들이 터널 내부로 진입하고 있다. /중부매일DB

지난 7월 15일 14명의 생명을 앗아간 청주 오송지하 참사 주범은 역시 관피아였다.세월호 침몰과 지하철역 스크린 도어 사망 사고 등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각종 사고 배경에는 늘 관피아가 등장했다.오송 참사도 예외가 아니다.검찰 수사에서 오송 참사 원인인 미호천 임시제방 부실공사에 관피아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지검은 지난 22일 미호천교 확장공사 감리단장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사문서 위조, 증거위조교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참사가 일어난 지 159일 만이다. A씨는 미호천교 확장공사 발주청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출신인 관피아로 밝혀졌다.A씨는 퇴직 후 오송∼청주 간 도로 확장공사 현장을 감독하고 관리하는 감리업체 이산 감리단장으로 직장을 옮겼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시공사 금호건설이 미호천교 확장공사 편의 등을 위해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임시제방을 불법으로 쌓은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를 받는다.또 참사 원인을 충북도·청주시·경찰·소방의 부실 대응으로 돌리고 사고 은폐를 위해 임시제방 시공계획서까지 위조했다.참사 직후 언론에 임시제방 붕괴가 예상된다고 행정기관에 신고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A씨는 시공사가 임시로 제방공사를 시행하려면 시공계획서를 작성하고 하천점용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모른 체했다.공사 편의와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불법이지만 행복청 출신인 관피아이기에 가능했다.

시공사는 장마철이 다가오는 데도 도로 확장 공사 준공 등 공사 일정에 쫓기자 임시 제방 쌓기를 미뤘다.지난해는 장마 시작 보름 전인 6월 15일 임시제방 공사를 완료하고 10월에 철거했다.오송읍 주민들이 청주시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자 장마 직전인 6월 29일 임시제방을 축조했다.제방 높이는 법적 기준보다 3.3m 낮게 쌓았다.발주청인 행복청은 옛 상사 출신인 A씨와 관계로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임시제방이 무너지는 사고를 막지 못했다.

검찰은 발주청·감리단의 부실한 현장 감독과 부실하게 만든 임시제방이 폭우로 불어난 강물을 견디지 못해 무너지면서 넘친 강물이 지하차도로 순식간에 유입돼 참사가 났다고 최종 결론을 내리고 사고 책임자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중 A씨와 미호천교 현장소장 B씨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됐으나 감리업체 이산 건설사업관리기술인, 행복청 과장 등 나머지 5명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오송 참사는 행복청과 감리단이 원칙대로 감독했으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검찰 조사에서 관피아가 개입해 일어난 인재로 드러났다.관피아는 대통령까지 척결에 나섰지만 오늘도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활약(?)하고 있다.관피아 폐단을 막을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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