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재봉 단양군 하수도팀장

하수도는 여러 곳에서 배출된 생활하수, 산업폐수, 빗물, 지하수 등을 모아 처리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이다. 우리 삶에 있어 당연하게 존재하는 시설인 것이다. 하수 배출이 인간의 삶에서 위생과 관련해 필수적인 부분이라 의외로 역사가 깊으며, 우리나라도 정말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청동기시대의 "울산식 주거지"에서 인더스 문명과 같은 배수관 역할의 수로가 확인되었고, 이는 구석기시대나 신석기 시대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특징이라고 한다. 삼국시대의 경우 부여 등에서 대형화장실 시설이 발견되었으며, 배제된 하수가 수로에서 일정 높이까지 찰 때까지 모이게 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침전을 활용한 오수 정화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보건위생과 정주여건, 인구증대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단양군은 2022년 인구 27,767명으로 2013년 31,171명보다 10% 감소(△3,404명)하였고, 2019년 3만 명 선이 무너진 대표적 인구소멸지역이다.

개인 정화조 설치 지역은 정화기능이 마을하수처리장 만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방류되어 악취로 인한 주민생활 불편이 발생하고 주민의 보건위생과 정주여건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고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하수도가 단양군은 8개 읍,면 152개 리 중에 현재 38개의 마을하수처리장(500㎥/일 미만)을 운영하고 있고, 4개소를 설치 중에 있지만 설치율은 27%에 불과하다.

마을하수처리장 설치를 위해선 환경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나, 사업비 투자 대비 방류수질의 효과를 검토하는 경제성 평가에서 100% 이상이 되면 환경부의 설치 승인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환경부가 매년 수립하는"하수도정비기본계획 수립지침" 4.3 하수처리구역 설정에는 경제성 및 환경성을 비교·검토하되 환경성을 중시한다는 규정이 있다. 단양군은 단양읍을 제외한 7개 읍?면이 환경부에서 "환경성평가 청정구역"으로 고시 되었음을 최근 확인하였고, 이를 근거로 해당지역을 환경부에 경제성 평가 상향 검토를 건의하였다. 이와 동시에 관로 매설 일부 구간의 사업비를 단양군 자체 예산으로 추가 부담하는 등 파격적인 제안으로 경제성 평가 200%까지 설치 승인을 요청했다. 그 결과 경제성 평가 100%를 초과하여 2020년 "미승인" 되었던 매포읍 삼곡1리 외 3개소를 지난 10월 31일 사업비 376억 설치 승인 받았고, 현재 사업추진중에 있는 새말지구외 3개소는 처리구역을 대폭 확대하여 사업비가 125억 원에서 392억 원으로 증액되는 큰 성과를 얻었다.

이는 경제성 평가 100%를 초과하여 마을하수처리장 설치가 어려웠던 마을에 대해 향후 경제성 평가 200% 미만의 50여 개 이상 마을을 환경부에 승인 신청을 할 수 있게 된 것이고, 해당지역은 정주여건은 물론 인구증대를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을 개척한 것이다.

김재봉 단양군 하수도팀장
김재봉 단양군 하수도팀장

이와 함께 단양하수처리장 전면개량사업 241억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증액됨에 따라 단양군은 하수도 분야에서만 2023년에 총1천9억 원(사업비 확보 633억 원, 사업승인 376억 원) 의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 이는 2024년 단양군 예산 4천283억 원의 23.6%를 차지한다.

하수(下水)를 더 이상 하수(下手)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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