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인제 대전·충남취재본부

연못에 물고기를 잡으려 몰아놓기만 했다는 뜻으로 남 좋은 일만 시켜줬다는 말이다.

22대 총선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충남 천안을 지역구에 떠도는 전략공천설과 어울릴 수 있는 말이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충남 천안을 당원협의회는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낙하산 공천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지역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며 국민의힘 소속으로 지역 출마를 시사한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장관을 겨냥한 기자회견이었다.

이날 국민의힘 천안을 당원협의회는 "그동안 잦은 당협위원장 교체와 갈라치기 경선 그리고 낙하산 공천으로 인해 우리 당은 선거에서 연속 참패를 했다"며 "이정만 변호사가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주민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으며 수십 년의 한을 풀고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수가 결집하고 중도층의 지지를 이끌어내도 쉽지 않은 곳에서 또다시 이전의 일들이 반복된면 결과 또한 반복될 것"이라며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낙하산 공천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동안 천안을 지역은 21대 총선 전까지 천안갑 지역구로 출마를 준비하다 천안을 지역구로 넘어온 검사 출신의 이정만 변호사가 꾸준하게 유권자들과 소통하며 교감해 왔기에 국민의힘 당원협의회에서는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국민의힘 지역협의회 입장에서는 지역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이 한번에 공천을 받으면 선거 패배는 불 보듯 뻔한 일인 것이다.

반면, 다른 시각도 있다 이정만 변호사는 충남 보령 출신으로 지역과 별다른 연고가 없고 단지 천안에서 대전지검 천안지청장을 지냈다는 것이지만 정황근 장관은 충남 천안이 고향이며 어린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다.

이 때문에 지역이 크려면 지역 출신을 등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연해 당원들과 유권자들의 판단이 큰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여진다.

천안을 지역은 현재 무소속 박완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3번 연속 당선된 곳이다.

지역구를 옮기며 우여곡절을 겪은 이정만 변호사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아 어렵게 출마했으나 34.89%의 득표율로 58.83%를 얻은 박완주 의원에게 패배했다.

이렇듯 지역구를 옮겨 꾸준하게 관리를 해오던 이정만 변호사 입장에서는 전략 공천이 이뤄진다면 소위 '죽쒀서 개준격'이 되버린다.

황인제 대전·충남취재본부
황인제 대전·충남취재본부

또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도 마찬자기로 공천 잡음이 이곳저곳에서 일고 있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22대 총선은 양당 모두 누구나 합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천이 이뤄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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