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중일 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14세기 후반에서 16세기 후반까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문화의 화산폭발이 일어난 시기가 있었다. 후대에 르네상스 라고 불리는 바로 그 시기다. 르네상스라는 용어의 의미는 '재생', '부활'을 의미하고 흔히 '문예 부흥'으로 이해된다. 미술, 조각, 건축 등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눈부신 부흥이 일어난 시기였다.

책과 영상에서만 보았던 르네상스의 발원지를 여행하는 계기가 있었다. 주된 여행지는 로마와 피렌체였다. 로마는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를 필두로 고대 로마의 웅장함과 그 당시의 문명화된 사회를 엿볼 수 있었고,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본고장으로 도시 곳곳에 수많은 유물들과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피렌체의 전경을 볼 수 있는 미켈란젤로 언덕에 오르면, 두오모 성당의 커다란 돔이 보이고 그와 함께 주황색 지붕을 가진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앉아 있다. 피렌체는 티본스테이크가 맛있고 가죽제품이 유명하며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소설의 현장이기도 한, 아담하고 예쁜 중세도시다.

그러나 이 도시에서 태생된 르네상스는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게 되었고, 문화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말 그대로 사회의 재탄생이었으며, 유럽을 문화적으로 크게 부흥시킨 혁명적 사건이었다.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막강한 권력과 자금을 보유한 메디치 가문이 예술을 지원했기 때문이었다. 금융업과 상업으로 부를 거머쥔 메디치 가문은 3명의 교황과 2명의 프랑스 왕비를 배출했고 이러한 자금력과 권력을 바탕으로 르네상스를 빛나게 한 예술가들을 후원했다. 산드로 보티첼리라는 미술가도 후원하며 르네상스의 대표적 명작 '프리마베라(Primavera, 봄)'를 탄생시켰고, '프리마베라'는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었다.

프리마베라 라는 걸작이 세상에 선보일 수 있었던 르네상스시대는 유럽이 맞이한 새로운 봄이었고, 이탈리아로서도 고대 로마의 유적과 함께 또 다른 문화적 자산을 갖게 된 봄이었다. 충청북도 또한, 도민이 합심해 새로운 봄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그 결과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현실로 다가왔다.

2022년 뜨거웠던 여름부터 충북연구원, 입법추진위원회, 지역 국회의원, 민·관·정협의회 등과 함께 특별법 제정을 위해 분주했던 게 어제 일 같은데, 법안 발의 후 1년여 만에 빠른 속도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법 제정의 당위성에 대해 국회와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우리는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고 꿈에서나 그려보았던 특별법 제정이라는 목표에 도전했고 목표를 실현시켰다.

김중일 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김중일 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프리마베라'라는 희대의 명작이 탄생하였던 르네상스 시대, 충청북도의 르네상스를 희망하는 중부내륙특별법의 탄생이 충청북도에 새 봄을 일으키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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