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경제칼럼니스트·경제학박사

2024년은 용의 해다.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는 용의 해를 상징하는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용의 해는 중국의 띠 중 하나로, 12지신 중에 있는 용띠입니다. 용은 중국에서 길이, 힘, 용감함, 행운과 같은 긍정적인 상징물로 간주되며 용의 해는 일반적으로 행운과 번영의 해로 여겨집니다.'

2024년의 좋은 메시지로는 힘찬 시작과 성취, 성공과 행운, 자신감과 용기, 새로운 기회와 성장, 평화로운 흐름과 번영 등을 꼽았다. 용의 해를 기다리면서 이 같은 긍정적 기대와 마음가짐을 가지고 2024년의 비상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얼마 전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월 경제동향' 자료에서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내수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서서히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충북 경제의 주축인 반도체 부문이 살아나고 있어서 긍정적이다. 반도체 수출 물량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수출 부진이 점차 완화됐다. 국가별로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전월 대비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 수출의 감소 폭도 크게 줄었다.

다만 내수는 고금리 지속으로 상품 소비와 설비투자가 감소세를 보였다. 이러한 부문별 경기 차이로 수출기업 업황 전망은 개선됐으나, 내수기업 업황 전망은 하락세에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이는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본부와 충북도가 공동으로 발표한 '2023 충북 소상공인 경영상황 조사' 결과에서 입증된다. 지역 소상공인 59.7%가 2022년 대비 2023년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했으며, 2024년 경기 전망에서는 58.1%가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더욱이 2024년은 정부의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 실시로 광역 및 기초지자체의 지역발전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제는 줄어든 가용예산으로 내실 있게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통화?재정정책에 의존해 실질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단기 처방에서 벗어나야 하듯이 지역경제도 잠재성장률 하락 문제에 직면해서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중앙부처별 사업들의 분절화를 해소해야 한다. 지역에 특화된 정책?사업 추진과 혁신역량 축적이 곤란하고 혁신의 구심점 미비로 지역의 산업?연구 경쟁력이 정체된다는 지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유사 사업의 중복 투입 문제도 점검해 유연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또한 정책의 실효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의 'KDI FOCUS'에 실린 '리쇼어링 기업의 특징과 투자의 결정요인' 분석자료를 보면, 리쇼어링 기업의 국내 실질 순 투자액 대비 순 고용이 10억 원당 1.17명에 그친 반면 국외 자회사가 없는 순수 국내기업은 2.48명으로 2배 이상 많았다.

고용 촉진을 위해서라면 리쇼어링 기업보다 순수 국내기업의 투자를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리쇼어링'이라는 정책 트렌드에 휘둘리지 말고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을 육성하는 맞춤형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한편 기업의 '성장 사다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 얼마 전 중소벤처기업부의 '2022 벤처천억기업조사'에 따르면 충북은 5.8%(50곳)를 차지하면서 서울, 충남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신규 벤처천억기업은 충북이 6.7%(9곳)로 전체 벤처천억기업 비중보다 높았다. 유망 벤처기업군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들을 위한 건전하고 차별화된 생태계 조성이 요구된다.

노근호 경제칼럼니스트·경제학박사
노근호 경제칼럼니스트·경제학박사

벤처천억기업들은 고용 규모 면에서 재계 1위 기업 집단인 삼성보다 크고 총매출액은 재계 2위인 현대차와 견줄 정도로 성장했다. 스타트업에서 스케일업, 유니콘, 데카콘으로 키우는 지역의 성장 사다리를 촘촘히 튼실하게 구축하는 것이 충북의 산업 체질을 바꾸면서 일자리 확충도 꾀할 수 있는 묘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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