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배성열 청주시 축산과 주무관

농업의 시작은 동식물을 키우고 가꾸어, 식품용과 의료용, 문화용으로 쓰기 시작한 때라고 볼 수 있다. 오로지 수렵과 어로생활을 하던 시대는 50만~100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동식물의 사육과 재배로 인류문화 발전에 혁신적 계기를 가져오게 된 것은 불과 1만년 전도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미와 낫, 쟁기 등의 농기구가 점차 발달하면서 인류는 어렵게 동물을 사냥하여 끼니를 해결하던 수렵생활을 종식하고 본격적인 농업활동으로 전향하여 갖가지 작물을 재배할수 있는 기술을 터득하였고 수확할 수 있는 기술을 점차 진화해 나갔다.

현대에 이르러 인간이 끼니를 굶지 않고 식량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풍요로운 사회가 된 것도 우리 선조의 많은 시행착오와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일 것이다.

이렇듯 농지는 인류가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해준 소중한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모 공공기관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하여 농지를 미리 구입하고 개발호재가 났을 때 이를 되팔아 부당한 이득을 취하여 이슈가 되었던 사건을 생각하면 농업업무를 담당하는 담당자로서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부는 홍수조절, 환경보전 등 농지를 이용하는 쌀농사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보상차원으로 농지를 성실히 보존해준 농업인들에게 매년 일정금액의 지원금을 지급해 준다. 농지를 열심히 일구어 가꾸고 이를 통해 국민에게 질 좋은 식량을 공급해준 선량한 농민에 대한 보상금을 비웃기라도 하듯 불법 땅투기를 자행한 공공기관 직원들은 많게는 수십억원의 차익을 거둬들였다. 농민들의 허탈함을 달래주기 위해서 정부는 이와 연관된 관련자들의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대사회로 접어들며 개발로 인해 농지는 점차 줄어들고 세계는 폭염과 가뭄, 폭우 등의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한 영상에서 기후변화로 해충이 늘어나 농민들이 힘들게 가꾼 곡식을 메뚜기떼가 쑥대밭으로 만드는 장면을 보며 기후변화로 인한 부작용이 이미 세계 곳곳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 순간이었다. 이와 맞물려 가속화되고 있는 농촌의 고령화 문제는 식량수급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고질적인 요인이다.

이제 우리는 농지를 단지 돈벌이를 위한 투기의 대상이 아닌 인류사회의 식량안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 다시금 생각해 볼 때이다. 어쩌면 세계 곳곳에서 미래에 도래하게 될 식량전쟁에 대비하여 대량의 식량을 미리 비축해주는 작업을 이미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배성열 청주시 축산과 주무관
배성열 청주시 축산과 주무관

정부는 농촌사회를 이탈하고 있는 인력을 붙잡기 위해 매년 수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농촌의 복지문제나 혜택을 체감하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지법을 더욱 강화하여 정부가 농지의 매매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후계농업인과 같은 청년들이 다시 농촌으로 들어와 농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후계농업인 육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키워드

#기고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