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재훈 한국교원대 융합교육연구소 연구교

현재 대한민국의 지방소멸은 시간문제이다. 초저출산으로 인한 시한폭탄보다 더 빨리 진행되는 것이 지방소멸이다. 멈출 수 없는 시계인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대책은 수십가지에 달한다. 그 수십가지의 대책 중 스모킹 건 역할을 하는 것은 거의 없다. 모두가 1회성 대책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IB를 지방소멸을 위한 스모킹 건으로 제안한다.

지방소멸지역의 작은 학교에 IB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다. 지금 제주도에서 IB 교육을 도입한 표선초, 표선중, 표선고는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시키고 싶어 표선지역으로 이사를 오기 때문이다. IB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지방소멸지역에 위치한 학교에 전입생이 늘어난다면 이는 지방소멸 해결책에 스모킹 건이 될 것이다.

IB는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약자로서 국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전세계 약 7천개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2019년부터 공교육에 들어와 있다.

사실, IB 교육 프로그램 도입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학급당 학생 수다. 그런데 지방소멸지역의 작은 학교들은 전교생이 20명 내외이다. 학급당 인원수도 5~6명이다. IB 교육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이다. 작은 학교에 IB 교육을 도입하는 것은 교육격차 해소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도시와 농촌간의 교육격차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도시로 도시로 몰리는 것이다. 농촌 학교에 IB 교육을 도입하면 그 시계추의 방향이 역전될 것이다.

다음으로 IB 교육 프로그램 도입의 또 하나의 걸림돌은 대학입시와의 연계이다. 현재 수능 시스템과 IB 교육은 전혀 다른 길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IB 교육을 꺼리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소멸 지역에 위치한 고등학교의 경우 수능으로 대학을 가지 않는다. 거의 모든 학생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대학을 간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소멸지역의 작은 학교에 IB를 도입하는 것이 현재의 대입제도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다음으로 IB 교육 도입의 또 하나의 걸림돌은 예산이다. 그러나 지금 시도교육청이 가지고 있는 예산으로 IB 교육 도입에 충분히 지원이 가능하다. 현재 혁신학교에 내려보내는 돈이 1년에 평균 5천만원이다. 이 돈이면 IB 교육을 도입하고도 남는 돈이다.

김재훈 한국교원대 융합교육연구소 연구교수
김재훈 한국교원대 융합교육연구소 연구교수

이제 대한민국의 지방소멸은 분초를 다투는 문제이다. 지방소멸지역의 작은 학교에 IB 교육을 도입함으로써 도시의 콩나물 교실 속 학생들이 자연과 함께하는 시골의 작은 학교로 전학을 가 양질의 IB 교육을 받아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교육을 받아서 행복하고, 사회적으로는 지방소멸이라는 핵폭탄을 막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정책을 하루 빨리 시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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