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창식 충북도 환경정책과장

일본의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오타니는 일본을 넘어 역대급 세계 최고의 선수라 부르는데 토를 달 사람은 없을 듯합니다. 얼마전 오타니는 미국 메이저리그 소속 구단인 'LA레인저스'에서 'LA다저스'로 이적했어요. 이적료만도 10년간 1조원에 가깝죠. 연봉 1천억원 선수입니다. 야구경기 한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1억원을 받는 셈이지요.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선수이지요. 공 던지는 최고 속력이 무려 시속160㎞에다 변화구도 다양해서 상대팀 타자들이 맥을 못추죠. 타자로도 실력이 월등해 리그 홈런왕도 차지했어요.

이런 오타니가 자기만의 행운을 모으는 일이 있다고 해서 세간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어요. 그 행운을 모으는 일 가운데는 '청소하기'가 있어요. 청소는 남이 버린 운을 줍는 일이라고 여기고 오타니는 열심을 낸다고 해요. 그밖에 쓰레기 줍기와 책 읽기, 인사하기도 오타니가 꾸준히 실천하는 행운을 모으는 일이랍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빈국의 굴레를 벗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던 발판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손꼽을 수 있어요. '잘 살아보세' 구호를 외치며 가는 곳곳마다 새마을운동에 너도나도 열심과 땀을 쏟아부은 결과, 경제성장률은 가파르게 올라갔어요. 새마을운동은 한마디로 환경정비운동이었어요. 새마을회관을 짓고 지붕개량, 마을 안길 정비, 퇴비증산운동, 농로 확장, 새마을 창고 신축, 공동작업장 개설과 같은 마을 환경을 대대적으로 정비한 것이죠. 그렇게 질서가 잡히고 온 사방이 깨끗해지면서 좋은 기운과 맑은 기운이 깃들었어요. 그 덕분에 경제도 풀리면서 가파른 성장을 한 것이죠.

개인이나 기관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이 꼬이고 안 풀리면 머리 아프게 고민하지 말고 먼저 청소부터 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주변을 깨끗이 하고 물건을 가지런히 할 때 좋은 기운이 깃들고 안 풀릴 것만 같았던 문제들이 해결의 실마리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환경부서의 일이 참 중요하고 새마을운동과 많이 닮아있어요. 지역이 잘 돌아가게 하는, 도·시·군청 일이 막힘없이 술술 풀리게 하는 행운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요. 혹시 단 하루 쓰레기수거가 안된다고 상상해보셨나요? 쓰레기만 엉망진창되는 게 아니고 일상이 뒤죽박죽이 될 거에요.

우리는 대부분 청소나 쓰레기 줍기 같은 일들이 행운을 쌓는 일들이라 여기지 않고 때때로 힘들고 귀찮고 어려운 일이라고 여겨서 행운이 찾아 왔다가도 되돌아가는 게 아닌가 되짚어봅니다.

강창식 충북도 환경정책과장
강창식 충북도 환경정책과장

오타니도 그랬을 거에요. 청소, 쓰레기, 책 읽기, 인사 등등이 유명 메이저리거에겐 귀찮고 피곤한 일들이라 생각했지만 발상의 대전환을 통해 그 일들이 오히려 자신에게 행운을 쌓는 일로 여기고 열심을 내니까 어마어마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오타니 눈에는 그것들 모두가 단순한 휴지가 아니요 귀하디 귀한 행운으로 보이겠죠. 행운은 먼곳이 아닌 가까이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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