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두차례 정기조사서 확인 못해
2014-2017년 유실 추정…지난해 신고
"관리자 변경 과정서 인수인계 안 된 듯"

제천 정방사 전경 / 중부매일 DB
제천 정방사 전경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 도난당한 지 10여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던 충북 제천 정방사 불상과 관련한 주요 유물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제천시와 정방사 측은 충북도 유형문화재인 '제천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및 복장유물' 발원문 1점이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난해 신고했다.

발원문은 불상 안에 시주나 불상 조성과 관련한 내용을 적은 기록을 말한다.

나무로 만든 정방사 관음보살상 안에서 나온 발원문에는 '강희이십팔년'(康熙二十八年)이라고 적힌 문구가 남아 있어 조선 숙종 15년(1689)에 조성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강희는 청나라에서 사용한 연호(年號·임금이 즉위한 해에 붙이던 칭호) 중 하나로 1662년부터 1722년까지 사용됐다.

보통 불상 안에는 사리, 경전, 비단 천 등 생명력과 신성성을 상징하는 다양한 물건을 넣어두는데 발원문에는 불상을 언제, 어떤 이유로 조성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록이 담겨있다.

제천시와 정방사 측은 지난 2014∼2017년에 발원문이 사라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 2014년 열린 '다시 찾은 성보전'에서 전시된 모습 / 연합뉴스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 2014년 열린 '다시 찾은 성보전'에서 전시된 모습 / 연합뉴스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및 복장유물은 2001년 충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유물 상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했다.

그러나 2017년과 2022년 두 차례 조사에서 발원문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천시 관계자는 "2017년 조사 당시 정방사에 문의한 결과 관리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해 유물의 행방과 당시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5년 뒤인 2022년 조사가 다시 이뤄질 때까지 발원문은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방사 법당에 모셔져 있던 관음보살상은 지난 2004년 사라졌다가 10년 만인 2014년 경매에서 발견된 바 있다.

경찰 수사를 거쳐 되찾은 불상은 2017년 정방사로 돌아왔다.

제천시 측은 "제보 등을 통해 발원문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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