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곶감은 한민족이 사랑하는 겨울철 대표 간식이다.모두가 어렵게 살던 시절 군고구마와 더불어 겨울에 특히 맛있는 먹거리다.쫄깃한 식감에 단맛이 강하고 비타민 A·C가 풍부한 건강식으로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곶감이라는 이름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에서 유래했다.'꽂다'의 고어 '곶다', 즉 꽂은 감이라는 뜻이다.말린 감이라 건시로 불린다.

곶감은 자연에서 건조해야 떫은맛이 제거된다.유명 산지 곶감은 첨가물을 넣지 않고 자연에서 말리기 때문에 맛이 달고 쫄깃하며 저장성이 뛰어나다. 열풍으로 건조하면 짧은 기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지만 떫어 상품성이 떨어진다.

곶감 유래는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서 등에 따르면 감나무는 고려 시대부터 재배됐지만 곶감은 조선 시대에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최초 기록은 조선 숙종 때 중국에 보낸 예물 목록에 곶감이 포함됐다는 문헌이 전해진다.지난 2015년 12~13세기 고려 선박 발굴 과정에서 곶감이 발견돼 문헌상 기록보다 수백 년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곶감 제조법은 조선 시대 후기 조리서인 '규합총서'에 자세히 나온다.현재 방법과 비슷하다."음력 8월에 익은 단단한 감 껍질을 벗기고 꼭지를 베어 큰 목판에 펴서 말린다.위가 검고 물기가 마르면 뒤집는다. 여러 차례 뒤집어 말리면 빛이 검고 맛이 기이하다.다 마르면 모양을 잡아 항아리에 지푸라기로 켜켜이 쌓아 보관한다.곶감 거죽에 흰 가루가 돋은 후 먹으면 좋다"고 설명하고 있다.

곶감은 한국만의 전통식품이 아니다.중국과 대만, 일본에서도 곶감 문화가 전해진다. 중국 곶감은 우리 곶감과 모양이 비슷하다.6세가 중국 농업백과전서인 가사협의 '제민요술'에는 곶감 만드는 법과 떫은 맛 빼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감 주산지인 산서성 푸핑 곶감은 맛이 뛰어나 명청 시대 황실에 진상됐다고 한다.대만 곶감은 훈제 곶감이고 일본 곶감은 장대에 매달아 말리는 우리 곶감과 같다.하지만 우리와 달리 일본, 중국, 대만 곶감은 현재 지방 문화로 남아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북 상주, 경남 산청과 함양, 충북 영동곶감이 지리적표시제 인증을 받았다.이들 지역은 해마다 겨울에 곶감 축제를 개최해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 홍보에 나서고 있다.

때마침 감 고을 영동군의 대표 겨울 축제인 '2024 영동곶감축제'가 '용(龍)·감한 영동'을 주제로 이달 19일부터 이달 21일까지 3일간 영동천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에서는 겨울바람이 이뤄낸 명품 곶감의 색다른 쫄깃함과 달콤함을 맛볼 수 있다.

3년 만에 관광객과 대면하는 이번 축제는 곶감 농가 34곳이 참여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곶감을 판매한다.가격은 1㎏ 2만5천원, 1.5㎏ 3만5천원, 2㎏ 4만5천원, 2.5㎏ 6만원이다.

힐링과 건강, 행복을 테마로 한 다양한 체험·문화 행사도 준비했다.첫날 개막식에는 영동난계국악단과 가수 김다현, 양지원 등이 축하 공연을 펼친다. 둘째 날에는 가수 이찬원, 설하윤 등이 펼치는 MBC한마음콘서트가 열린다. 마지막 날인 21일은 어린이 뮤지컬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 무대에 오른다.

볏짚 썰매장, 전통놀이 체험, 군고구마·군밤 체험, 저잣거리 체험 등 가족 단위 프로그램과 곶감 나눠주기, 청룡금을 찾아라, 보부상 경매쇼 등 이벤트 행사도 진행된다. 농·특산물 판매장에서는 호두연구회, 임업후계자협의회에서 생산한 우수 농·특산물을 살 수 있다.

영동은 일교차가 커 타 지역보다 과일 당도가 높다.영동 곶감은 둥근 감으로 만들어 '둥시'로 불린다.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 전후에 감을 깎아 45일 정도 자연에서 건조해 곶감을 만든다.

한기현 논설고문
한기현 논설고문

이번 주말 영동을 찾아 겨울철 별미인 영동 곶감의 매력에 빠져보자.영동군은 손님맞이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정성을 다해 단골손님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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