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시인·문학평론가

단기 4357년, 서기 2024년인 새해는 갑진년(甲辰年)이다. 갑진년은 풍요와 번영의 상징인 푸른 용(靑龍)의 해이다.

용(龍, dragon)의 순수한 우리 이름은 미르(訓蒙字會-훈몽자회) 또는 미리(雅言覺非-아언각비)라고 한다. 현재 한국에서 형상화되고 있는 용은 그 출생지가 약간씩 다른데, 인도에서 온 불교적인 용, 중국의 도교나 유교에서 온 용, 본래 이 땅에 있던 순수 토종 용 등이다.

용은 십이지의 다섯 번째 동물로 '辰(진)'이라고 한다. '辰(진)'이라는 글자는 용의 특징을 그대로 닮아 힘차게 기상하는 모양이며, 시간으로는 오전 7~9시 사이를 뜻하고 달로는 음력 3월에 해당한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 동물인 용은 비와 구름을 관장하며 다산과 농경사회의 중요한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용은 제왕의 상징으로 사용돼 왕과 태자가 입은 옷을 곤룡포, 왕이 앉아 정무를 보는 의자를 용상으로 부르기도 했다.

용은 입신양명, 성공, 재물, 출세 등을 상징한다. 민간에서는 귀한 옷과 그림, 도자기, 가구 등에 용 문양을 활용했다.

오행 사상에서 청색은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동쪽을 상징하기 때문에, 청룡은 사신(四神)의 하나로 '동방을 수호하는 신성한 용'으로 여겨지며, 오행 중 나무(木)의 속성을 지니고 있고, 봄에 나타난다고 여겨졌다.

용은 호국의 상징이기도 했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황룡사(皇龍寺)에 구층탑을 세우면 이웃 나라의 항복을 받아 국태민안(國泰民安)할 것이라는 예언에 따라 탑을 세웠는데 이후 머지않아 삼국이 통일되었다고 나온다.

고려 충렬왕 때의 승려인 일연(一然, 속명 全見明, 1206-1289)이 지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신라 4대 왕인 탈해(脫解) 이사금(尼師今)이 용의 자식으로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으로 설정돼 있다.『고려사』에는 서해 용왕이 고려 태조 왕건(王建)의 아버지에게 먼 훗날 아들이 왕이 될 것을 예언한 것으로 나와 있다. 고대소설 홍길동전에도 아버지 홍 판서의 꿈에 청룡이 나타나 홍길동의 탄생을 점지해 줬다.

갑진년(甲辰年)은 납음오행(納音五行)으로는 천중수(泉中水)에 해당돼 수(水)가 득세(得勢)할 운(運)이다. 북동부 산간 지역에서의 대형 산불이 염려되는 해가 될 것이므로 산불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역사적으로 갑진년은 크고 작은 정변이 많이 일어나 기득권 세력이 교체됐던 해이고, 2024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 정치적으로는 아주 혼란스럽고 당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의 관계는 적대 관계로 대화가 단절되고, 북한의 계속적인 위협적인 무력 도발로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경제는 고금리와 고물가·실업·부익부빈익빈 문제로 서민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하겠지만, 수출 호조로 국제수지가 작년보다는 다소 개선되어 국민 경제가 조금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시인·문학평론가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시인·문학평론가

사회는 저 출산, 고령화·양극화, 흉악범죄 증가, 환경오염 이념과 세대 갈등, 노사문제, 교통문제, 인권문제, 지역 간 불균형 문제 등으로 항상 불안하고, 문화는 정체성 위기 문제, 전통문화 단절 문제, 문화재 보호와 환수 문제 다문화 사회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