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대통령실이 올해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로서는 이른바 '쌍특검법' 재의요구안 행사로 정국이 냉각된 상황인데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거부권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어 기자회견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4월 제22대 총선까지 앞두고 있는 대통령실로서는 신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를 놓고 셈법이 복잡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난상토론을 벌여 다수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정식 기자회견 대신, 기자들과 김치찌개 회동을 갖거나 특정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꼬인 현안 때문에 신년 기자회견을 피하는 것은 판단의 오류다.

매를 맞더라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의 여론을 가감 없이 듣고 거기서 답을 구하는 것이 옳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을 맞아 회견을 가진 것이 지금까지 유일하다.

지난해에는 신년 기자회견을 생략하고 생방송으로 약 10분 분량의 신년사를 발표했으며 한 보수언론과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윤 대통령은 그 동안 틈이 날 때마다 국민과의 소통, 현장과의 소통, 당정과의 소통을 강조해왔다.

특히 당선되자마자 "언론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는 "질문받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 출근길에서 자연스레 도어스태핑을 진행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봤던 많은 국민들은 그의 개방적이고 격의없는 언론관에 박수와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2022년 11월 21일 토어스태핑 중단 이후,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고있다.

대통령 당선 직후 언론을 대했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극히 대조적이다.

언론은 정부와 국민 사이에서 상호 조정과 매개체 역할을 한다.

언론의 질문은 국민들의 궁금증을 대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론과의 소통은 국민과의 소통이다.

거북하고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신년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옳다.

대통령이 자신에게 쏠릴 수 있는 비난을 피하거나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그 자리에 앉아있기 때문이다.

다수 국민들은 지난 대선에서 매사 거침없이 정면돌파하는 그의 당당함에 지지를 보냈다.

그들은 그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고싶어 한다.

신년 기자회견은 국민들이 대통령의 국정 구상과 현안에 대해 여과없이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소통 창구다.

국민들은 이를 통해 국정운영을 예측하고 현안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야 한다.

대통령 스스로 약속했던 언론과의 소통의지가 변해서는 안된다.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언론에 대한 섭섭함도 있겠지만 그럴수록 언론과의 소통은 더욱 중요하다.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공정과 상식을 목놓아 외쳤다.

공정과 상식은 격의 없는 소통에서 비롯된다.

잘한 것은 잘한 대로 잘못한 것은 잘못한 대로 솔직히 국민들에게 털어놓고 그들로부터 판단을 구해야 한다.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국정운영의 동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꼬일 대로 꼬인 현안 해결의 지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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